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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퀘벤하운 Nov 08. 2015

아이와 계약하기

아이와 화내지 않고 생활하기

계약;Contract, 뭔가 딱딱한 용어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계약은 우리 주변에 많이 접할 수 있는 용어다. 원론적으론 '법적 구속력이 있는 약속'을 뜻하는 용어이지만, PC에 곰플레이어를 설치할 때, 보험이나 계좌 따위를 개설할 때, 휴대폰을 개통할 때 보통 '약관에 동의'하는 항목이 있는데, 이 동의하는 것이 계약의 일종이다.


그렇다면 '아이와 계약하기'란 뭔가 딱딱한 느낌이 들어 거부감이 느껴질 수도 있지만, 내가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계약의 '쌍방성'이다. 우리는 흔히 아이와 '약속'을 한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부모의 일방적인 강요인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너 장난감 정리하기로 약속했으니, 니 방 청소하기 전까진 밖에 못 나가", "다음부터 밥 먹다 안 흘리기로 엄마랑 약속해", "이제부터 절대 울지 않는다고 약속해" 이런 경우다. 계약은 분명 당사자간의 의사합치가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부모와 아이와의 약속은 부모의 일방적인 '약속'a.k.a. 강요인 경우가 많다.




회사에서 MOU를 작성하거나 계약서를 작성할 때의 절차를 생각해보자. 누군가 초안을 작성하고,  그것을 이메일이나 우편으로 상대편에게 송부한다. 상대편은 그 초안에 코멘트를 달거나, 때에 따라 초안 자체를 상대편의 양식으로 다시 작성하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인 계약서가 완성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1~2주의 기간이 필요하며, 때에 따라 몇 달이 걸리는 경우도 많이 있다. 계약은 이렇듯 계약 당사자간의 의사합치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부모와 아이의 관계로 다시 넘어가 보자. 상기 언급한 일반적인 계약의 합치기간인 몇 주, 혹은 몇 달은 아니더라도 몇 분의 시간은 투자할 필요가 있다. 스마트 폰 사용을 예로 들어보자. 개인적 호불호가 있겠지만, 유아의 스마트 폰 사용은 예전 80년대 TV 시청과 같이 이제 어느 정도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본다. 아이가 스마트 폰을 쓰고 있을 때, 대뜸 보고 있는 스마트폰을 뺏으며 "엄마가 스마트폰 많이 보지 말라고 했어? 안 했어?" 하며 윽박지르면 아이는 분명히 울거나 화를 낼 것이다. 나라도 열심히 '프렌즈팝'을 하다 레벨을 거의 클리어 할 때에 부장님이 내 아이폰을 뺏어 간다면 완전 짜증 날 것이다. LEVEL CLEAR! 가 눈앞에 아른아른~

이럴 때 아이와 계약할 필요가 있다. "엄마가 스마트폰 많이 보지 말라고 했지? 지금 보고 있는 거 언제 끝나? 엄마랑 00분만 보기로 약속할까?" 이러고 00분이 지난 후, "이제 그만 보자" 하면 100이면 99의 아이들은 엄마에게 스마트폰을 건네주며 포옹을 할 것이다. 물론 00분은 개인적 성향에 따라 5분이 될 수도 30분이 될 수도 있겠지만은.




아이가 아직 미성숙하더라도 아이의 의사표현은 하게 해 주어야 한다. 아이는 독립적인 인격체이다. '아이의 자존감, 정지은, 김민태 지음, 지식채널'이란 책을 보면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아마도 부모가 자녀를 키운다는 의미는 아이가 어른이 되었을 때 독립적인 존재로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힘을 길러주는 일일 것이다. 독립적이며 자존감이 높은 아이로 키우기 위해 부모는 아이의 행동을 옆에서 믿고 지켜봐주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지나친 간섭과 잔소리를 하는 것은 문제는 해결하지 못하면서 아이의 자존감을 떨어뜨린다. 아이의 독립성을 인정하고 자존감을 키워주려면 아이를 인격적으로 존중하는 것이 좋다. (중략) 아이의 계획을 먼저 듣기 위해 마음을 열어놓은 엄마가 진정 아이를 더 존중하는 쪽이다. 이렇게 아이의 결정을 이해하고 수용해주는 부모는 아이의 자존감을 더 키워준다. 반대로 아이의 할 일을 강요하는 부모는 아이의 자존감을 낮추는 결과를 만든다. (p.228)


부디 오늘도 아이의 자존감을 높일 수 있게 부모와 아이와의 계약을 만들어 나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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