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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퀘벤하운 May 10. 2016

기술의 발전은 지구의 환경을 나쁘게 하는가

미세먼지, 그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해

일반적인 통념으로 산업혁명 이후 지구의 인구는 급증하였고, 기술의 발달로 인해 환경오염은 점점 더 심해져 간다고 간주된다. 이는 절반은 맞을 수도 있지만, 절반을 틀릴 수도 있는 말이다.


대기오염을 놓고 한 번 살펴보자. (WHO 자료 참조 :www.who.int/phe/health_topics/outdoorair/databases/cities/…/) WHO는 지난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전 세계 91개국 1,600개 도시의 Ambient (outdoor) air pollution에 대해 조사하였다. 미세먼지 때문인지 입자에 따라 PM 10과 PM 2.5로 분류하였는데, 일단 PM 10으로 판단을 해 보자.


첨부사진에 가장 오염이 심각한 곳인 빨간 막대인 Emr는 Eastern Mediterranean의 약자이다. 즉, 지중해 동쪽, 이스라엘 및 시리아가 있는 동네로 추정된다. 아울러 LMI는 Low-and middle-income의 약자로서 개발도상국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 가장 작은 진빨간 막대는 HIC로 High-income의 약자로 선진국을 의미한다. 즉, 이 도표를 통해서 보더라도 기술이 발달된 선진국의 대기오염 수준이 개발도상국에 비해 현격히 낮음을 알 수 있다.

WHO는 세부 데이터를 엑셀로 제공한다. 선진국과 개도국의 대표적인 도시 몇 개를 나열해 보고자 한다.
Mumbai/ India : 136 ug/m3
Beijing/ China : 121 ug/m3
Peshwar/ Pakistan : 540 ug/m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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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ndon/ UK : 22 ug/m3
LA/ USA : 33 ug/m3
Yokohama/ Japan : 22 ug/m3
Seoul/ Korea : 49 ug/m3
(여기서 ug는 마이크로그램을 이야기한다)


자 어떠한가? 선진국 도시와 개도국 도시의 차이는 정말 눈에 띄게 확연하지 않은가? 혹자는 이것을 두고 후발 산업국가의 태생적 한계라고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늦게 성장하니 2차 산업이 이제 성행하고, 그러다 보니 CO2를 배출하는 양이 는 것이라고. 그렇다면 산업화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도시를 한번 살펴보자.

자료에 따르면 내가 2년간 거주했던 Oman의 수도 Muscat는 82 ug/m3을 기록한다. 무스카트에서 딱히 무슨 공장이 보이진 않았다. 그래, 석유를 생산하다 그렇다 쳐보자. 그럼 휴양도시라는 필리핀 세부는 어떠할까? 휴양지 임에도 47 ug/m3를 기록한다. 서울과 비슷한 수준이란 말이다. 그럼 같은 휴양지이자 남반구 최대의 도시 시드니는? 무려 9 ug/m3이다. 그 많은 비행기와 배가 왔다 갔다 하면서도 9 ug/m3란 말이다.

내가 논문을 쓰는 것도 아니고 딱히 여기서 이렇다 할만한 결론을 내기는 힘들 것이다. 다만 내 스스로 그 결론을 한번 추정해 보았다. 두괄식으로 먼저 결론을 얘기하자면 선진국 도시가 깨끗한 이유는 기술의 발전이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대기오염의 큰 사건은 아이러니하게도 상기 자료에 청정지역으로 분류되는 영국과 미국에서 발생했다. 아시는 바와 같이 1909년 영국 글래스고와 에든버러에서는 매연-안개로 1천 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하여 스모그;smog라는 단어가 생겨났다. 스모그는 크게 LA형과 런던형으로 나뉘는데, LA형은 자동차 배기가스 위주의 광화학 스모그이며, 런던형은 석탄에서 연소된 화합물과 안개가 섞이는 경우이다. 참고로 런던형 스모그는 발생 첫 3주 동안 4천여 명이 사망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었다고 한다. (위키백과 참조 : ko.wikipedia.org/wiki/%EC%8A%A4%EB%AA%A8%EA%B7%B8)

그러면 이 두 도시는 어떻게 현재와 같이 살기 좋은 도시가 되었을까? 해답은 자동차 배기가스를 효과적으로 통제하였고, 자동차 회사 나름대로 그 기술의 개발을 한 덕분이라고 한다. 현재도 베이징을 비롯하여 각종 개도국 도시의 대기오염의 대부분은 이 자동차 배기가스가 주를 이룬다고 한다. 참고로 1950년대 당시 LA의 대기오염에서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이르렀다고. 지금도 푸켓이나 개도국 휴양지만 가봐도 그 삼륜차에서 뿜어져 나오는 검은 연기는 휴양지에서의 좋은 기분을 한 순간에 망치게 하곤 한다. 선진국은 기준이 높아 배기가스를 조금 배출하는 자동차가 많은가 하면, 개도국은 아직 검은 연기를 내뿜는 차들이 즐비하다. 유럽만 가봐도 디젤차가 많기는 하지만, 대부분 주행 중 멈추면 시동이 꺼지는 형태의 차량이 대다수다.


캘리포니아 당국은 미국에서 처음으로 자동차 배기가스 배출기준을 발표했고, 이는 점차 다른 주로 퍼져나갔다. 새 차와 중고차, 오토바이 가릴 것 없이 검사한 이 당시의 노력으로 현재의 LA가 될 수 있었다고. 그 이후로 현재까지 미국에서의 배기가스 배출기준은 이 캘리포니아주의 기준을 따라가게 된다. 자동차 회사 입장에서도 미국 다른 주에 다 기준을 맞춘다 하더라도 캘리포니아 기준을 맞추지 못하면 약 4천만 명의 고객을 잃어버리니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캘리포니아가 비교적 GDP도 높으니 인구 대비 구매력 또한 높을 것이다.

유럽은 어떠한가? 92년부터 시작한 유로 1을 기준으로 현재 유로 6까지 강화된 배기가스 기준을 사용하고 있다. 이 20년이 조금 넘는 유로 1에서 유로 6까지만 보더라도 배출가스는 무려 80%나 저감 되었다. 

(출처 : www.clm.co.uk/euro6-emissions-ad-blue/)


그렇다면 스모그로 고통을 받았던 50년대의 LA에 존재하던 자동차 배기가스 수준은 아마도 현대 선진국 자동차의 몇 십배, 혹은 몇 백배 많은 수준이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결국 규제의 강화,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는 현재의 보다 깨끗한 도시에서 살 수 있게 된 것이란 말이다.


산업혁명으로 인해 석탄, 석유 등 기술의 어설픈 도입으로 인해 환경오염을 일으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현재는 과거의 실패를 딛고 그것을 뛰어넘는 기술이 도입되었고, 현대 선진화된 도시의 대부분은 개도국의 도시보다 훨씬 깨끗한 수준의 환경을 자랑한다. 제조업 탓이라고 하기엔 독일과 일본은 정말 깨끗한 자연을 자랑하며, 그 나라에도 화력발전소를 운영되고 있다.


최근 미세먼지의 증가로 미래가 다소 비관적으로 생각될지 모르겠지만, 1900년대 영국, 1950년대 미국에는 대기오염으로 인해 대규모 사망 사태까지 일어났다. 당시 사람들의 미래에 대한 비관론을 얼마나 컸을까. 하지만 작금의 런던과 LA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나아졌다. 미래를 낙관적으로 볼 것인지, 비관적으로 볼 것인지는 각자 개인의 자유다. 하지만 나는 조금은 더 낙관적으로 보아도 되지 않을까 하고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 잘 지켜지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전 세계는 교토의정서, 코펜하겐 협정, 람사르 협약 등을 통해 조금이나마 지구와 공생하고자 노력을 하고 있다. 70억 명의 인구가 한 행성에 모여 사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과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병행하여 나간다면, 예전보다 더 나은 지속 가능한;sustainable 사회를 이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누차 이야기하지만, 환경을 아끼는 것은 개발을 하지 않고 지구를 그대로 두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구를 있는 그대로 둔다고 하면 지구에게는 분명 좋은 일일 수 있지만 인간에게는 살기 어려운 곳이 될 것이다. 강가에 제방을 쌓지 않으면 홍수 시 범람하여 많은 사람이 희생될 수 있고, 도시에 땅을 파서 상하수도 시설을 만들지 않으면 전염병이 돌아 더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을 수 있다. 댐이나 보를 만들어 수량을 저장하지 않는다면 물이 부족해 기근을 겪을 수도 있고, 대도시에 용적률 높은 아파트를 짓지 않는다면 녹지는 더욱더 사라질 수 있다.

이렇듯 지구는 본디 인간이 살아가기 어려운 곳이다. 기술의 발달로 지구가 많이 고통을 받고 있긴 하지만, 또 그 고통을 이겨낼 방법은 역설적으로 더 나은 기술의 발달이 해답일 수도 있다. 부디 세상을 너무 비관적으로 생각하고 기술을 멀리하지 않고, 다 같이 잘 살아갈 방법을 잘 찾아보았으면 좋겠다. 끝.


배경사진 출처 : unsplash.com/photos/DMcI0cmYJY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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