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노동참여 및 출산율에 대한 소고
상기 그래프는 맥킨지;McKinsey에서 작성한 한국 여성의 노동참여에 대한 두 가지 조사 결과다. 소스는 OECD 및 통계청 자료이고 한국에서 발생하는 독특한 현상을 잘 보여준다. 그래프는 여성들의 연령별 노동참여 비율을 보여주는데, 타 선진국에 비해 한국은 20대 후반에 접어들면 노동참여 비율이 현저히 떨어진다. 이는 30대 후반부터 다시 취업을 하는 양상으로 바뀌기는 하지만 아래 표를 보면 한국 여성의 재취업 시기인 30대 후반에는 비정규직 및 일용직(Temporary work & Day work)의 비중이 50%가 넘는 것을 볼 수 있다.
나는 남녀가 같이 다닌 중학교를 졸업했다. 물론 남녀합반이 아니라 3년 내내 여자와 대화할 일은 없던 그런 학교였다. 헌데 여자가 기본적으로 남자보다 두뇌가 뛰어나서인지 성장이 빨라서 인지 모르겠지만, 시험을 보면 전교 10등까지는 거의 다 여자였던 기억이 난다. 공대를 다녔음에도 불구하고 대학에서 여자들의 활약은 두드러졌다. 당시 과에서 동아리에서 특출 난 역량의 여자들을 보며 우리 세대는 뭔가 달라지겠지 하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 30대 중반에서 주위를 돌아보면 자기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는 여자들은 그다지 많지 않다. 심지어 전교 1등을 하고 물리학과에 진학했던 여자 후배 한 명도 교대에 재입학하여 선생님을 하고 있다. 이밖에 예전에 알고 지내던 그 특출 난 역량의 친구들도 상당수 아기를 키우느라 휴직을 하거나 일을 그만 두었다.
개인적으로 현재 맞벌이 부부 생활을 8년째 하고 있지만, 저녁에 아내님이랑 얘기하면 아내님이 언제 직장을 그만 둘 것인지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한다.(물론 내가 회사를 그만둔다는 것은 거의 불문율처럼 논의하지 않는다. ㅠ) 개인적으로 둘 다 정년까지 채워 국민연금이라도 월 2~300을 만드는 것이 목표지만, 현실의 벽은 그다지 녹록지 않다. 아내님은 남자인 나와 다르게 일을 하면서도 아이들을 직접 키우지 못한다는 부채의식이 항상 머릿속에 탑재된 듯하다. 이를 옆에서 바라보는 나도 아내님에 대한 부채의식이 무겁게 자리 잡힌다.
여성들이 결혼 및 양육을 위해 직장을 그만두는 일과 이로 인해 파생되는 출산율 하락의 문제는 심각하다. 한 국가가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노동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작금의 우리나라 구조 속에서는 여성의 부족한 노동참여와 출산율 저하로 몇십 년 내에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미 우리는 자본주의라는 설국열차에 탑승했기 때문에 성장이 멈추면 상상하기 어려운 고통이 다가와 내외부로 전쟁 같은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외벌이 가정은 외벌이 가정대로 주택구입비 및 자녀 교육비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로 인해 중산층은 점점 그 두께가 얇아지고 있다. 스웨덴, 프랑스 등 여타 유럽의 선진국들은 여성이 출산 후 직장복귀를 돕고 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도 말뿐인 출산율 정책이 아닌, 실질적으로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일하는 여성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다. 다행히 선거 때마다 이러한 문제가 공약으로 제시되어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고는 있지만, 정책 집행에서는 아직도 삐걱거리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부디 보육시스템의 확립으로 양질의 일자리도 만들고, 그 시스템을 통해 여성의 노동참여, 그리고 출산율의 상승을 기대해 본다. 물론 세금 부담은 늘겠지만...ㅎ
맞벌이 부부의 증가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