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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퀘벤하운 Jun 16. 2016

기술의 발달은 정말 그렇게 급격하게 이루어지고 있는가

지하철이나 고속도로나 철도의 터널을 뚫기 위해선 화약으로 발파하여 긁어내는 방식으로 공사하기도 하지만 요즘엔 이런 그림과 같이 TBM(Tunnel Boring Machine)이란 대형 장비로 굴착을 한다.

언뜻 보기에 아 이제 로봇이 건설도 다 하는구나 하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 해보면 딱히 또 그렇지도 않다. 이러한 장비도 결국 로보트 태권V같이 혼자 알아서 척척 땅을 파는 건 아니고, 인간이 조종도 해줘야 하고 설비관리도 해줘야 하고 파낸 흙을 컨베이어 벨트나 후방대차 같은 걸로 옮겨서 사토 처리해줘야 한다. 24시간 눈여겨 사토량을 잘 관리하지 않으면 기계는 서있고 계속해서 앞에 있는 흙을 빨아먹기도 한다. 이러면 지상에선 싱크홀이 발생할 수도 있따! 결국 공사비 산출을 하다 보면 이러한 장비공사도 생각보다 작업자가 상당히 많이 필요하다.

더군다나 지구의 지층은 균일하지 않다. 같은 장소의 지하라 할지라도 어떤 곳은 퇴적층이어서 말랑말랑하다가도 중생대 조산 운동의 영향으로 중간중간 화강암이 관입되어 엄청나게 딱딱한 곳도 존재한다. 이건 한반도뿐만 아니라 전 세계 어딜 가나 똑같은 현상이며, 석회암이 발달한 중동지역에 가면 중간중간 Cavity라 하는 단독주택 한 채만 한 구멍이 지하에 존재하기도 하다.

저 TBM이란 것도 결국 어떠한 지층에 대해 설계된 로봇이며 설계조건과 달라지게 되면 그것에 대응하기 상당히 어려워진다. 그리고 그 지층은 직접 땅을 파보기 전까진 100% 알 수가 없는 일이다. 현대 과학을 따라집지 못하는 것은 날씨도 있지만, 지하세계에도 있다. 따라서 이러한 TBM은 지층이 비교적 균질하지 않은 우리나라에선 그다지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오히려 전통적인 방법이지만 화약을 넣고 막장면을 관찰하며 뚫는 방식이 지층 변화에 대한 리스크에 더 대응하기 쉬울 수 있기 때문이다. 결정적으로 저 큰 장비는 전진만 되고 후진은 되지 않는다. ㅋ

기술의 발달, 로봇과 인공지능의 위협. 건설산업이라는 곳이 워낙 안전율을 중요시하여 보수적인 점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생각보다 그 속도는 느리게 진행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저기 저 완전 Cutting-edge 해 보이는 TBM 기계도 사실 19세기부터 도입되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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