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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이거 Mar 05. 2024

롯데리아 영수증은 왜 이럴까?

읽을 것이 없을 땐 영수증을 읽어요.

혼자 두 자녀를 데리고 외출하다 보면 '당근'이 될만한 것들이 필요한 타이밍이 있다. 그날은 첫째의 이발을 겸한 외출이었고 아내가 돌아오는 길에 다가올 개학 준비물을 사고 오라는 임무도 주어졌다. 주말은 조금 애매한 아침 식사 시간으로 외출 시간에 따라서 점심 먹기엔 이르고 배는 고픈! 딱 간식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그래서 아이들의 의견을 청취해 보았다. 첫째가 맥도날드에 가고 싶다고 한다. 맥도날드는 꽤 먼 거리에 있어서 안된다고 했는데 가깝단다. 손으로 가리킨 곳을 보니 '롯데리아'다. 애들 눈엔 둘 다 비슷한 가게로 보이나 보다. 맛의 차이가 안나는 것인가?

우리집 애들에겐 그저 감자튀김 파는 비슷한 가게


애들의 최애 메뉴는 감자튀김이다. 라지 사이즈로 각각 주문하고, 추가로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주문해 줬다. 그리고 흐뭇하게 먹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배가 고파졌다. 그래서 나도 하나 주문해 먹기로 했다. 조금 저렴하게 먹기 위해 기프티콘을 하나 사서 주문을 했다. 그리고 아이들과 간식(?)을 먹으며 뭔가 읽을거리를 찾다 보니 '영수증'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몇 가지 의문이 들었다.

문제의 영수증

1️⃣ 왜 '포테이토'가 아니라 '포 테이 토'일까?

맨 처음 줄 맞춤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아닌 듯했다. 제로슈거콜라에 맞춰 '포 테이 토'는 맞춰지지만 '새우버거'는 같은 4자지만 띄어쓰기가 되어있지 않았다. 그러면 세트에 포함된 포테이토와 단품으로 구매하는 포테이토를 구분하기 위해서 메뉴를 구분한 것이 아닐까 싶었다. (이날은 단품으로도 시켰는데 비교하지 못했다. 다음에 비교를 해보고 업데이트해보겠다)


2️⃣ 기프티콘의 가격은 왜 정가와 다른가?

새우버거 세트의 정가는 6,900원이었다. 조금이라도 싸게 사 먹기 위하여 '팔라고'에서 쿠폰을 샀다. 키오스크에서 산 기프티엘(?)을 인식시켰을 때 5,100원이 찍혀서 꽤 당황했다. 다른 메뉴를 선택했을 때 차감되는 가격은 6,900원이 아니란 뜻으로 보였다. 원가인가, 내재적 가치인가? 아니면 특가로 판매했던 기프티엘의 가격이 5,100원이라는 뜻일까? 최종 소비자에게 판매한 가격이 5,100원일 가능성이 제일 높아 보인다만 다른 메뉴로 변경 시 차액을 5,100원 기준으로 처리해야 할 것 같기에 메뉴를 맞춰서 구매해야 한다.


3️⃣ 마스크 문구는 이제 빼도 괜찮을 것 같은데?

이제는 마스크리스의 시대로 돌아왔다. 그래서 거의 모든 실내 공간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보다 쓰지 않은 사람이 더 많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하게 마스크 착용 안내 문구가 있다. 이젠 불필요해 보인다. 


알쓸별잡에서 심채경 박사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애들 앞에서 스마트폰을 최소로 사용하기 위한 의도였지만 활자를 소비하는 일이 나에게 가장 맞는 듯했다. 이건 활자 중독은 아닐 거다.

전 약간 활자 중독이어서, 내용이 안 들어올 때 가 있어요. 그냥 글자만 읽고 있는 거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자만 읽는 게 위안이 될 때가 있더라고요.
가끔 집 화장실에 숨어있는데, 샴푸통 뒷면 같은 걸 보면 하이드로 어쩌고저쩌고 쓰여있잖아요. 클로로 어쩌고 쓰여있는데 그걸 읽으면서 제가 화학적인 지식을 얻었느냐 하면 전혀 그렇지 않아요. 그런데 그냥 그거를 글자니깐 읽고 있는 거예요. 그냥 한 글자 한 글자를 읽고 있고, 유난히 샴푸통 뒤를 한참 읽고 있는 날은 굉장히 힘들었던 날인 거죠.
심채경 박사, <알쓸별잡> 5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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