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삶의 공백이 너무 깊게 느껴진다.
폭과 길이는 그리 넓지 않은
그저 찰나의 공백이다.
공백을 여백으로 느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직 그만큼 생각이 닿지 못함을 느낀다.
겁이 난다.
이 공백을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을 것 같아서.
이 공백은 무기력과는 다른 무언가이다.
이 공백은 허기와는 비슷한 무언가이다.
게다가
이 공백은 너무도 뜨겁고
또 너무나도 차갑다.
가만히 들여다보기가 힘들다.
또 가만히 들고 있기도 버겁다.
삶에 빈틈이 많아 어리석고 서글픈 마음이다.
되뇌어보면 참 바보 같기도 하다.
그런 생각 앞에 잠시 서 머물러본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