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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제이 Feb 13. 2024

감사는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감사의 표현 방법

 '감사는 사물이 아닌 사람에게 해야 한다'라는 글을 읽었다. 감사는 당연히 사람에게 하는 것 아닌가? 어떻게 사물에 감사를 표현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문득 '감사를 표현한다'라는 말의 의미에 대한 생각에 잠겼다.



 우리는 평소에 어떻게 감사를 표현하고 있을까? 표현 방식을 기준으로 볼 때, 감사는 세 가지 종류로 나눠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언어적 표현. "감사합니다." 또는 "고맙습니다." 같은 말이 해당된다. 두 번째는 행동적 표현. 따뜻하게 손을 잡아주거나 꼭 껴안아주거나, 등이나 어깨를 토닥여주고 머리를 쓰다듬는 등 것들을 말한다. 세 번째는 물질적 표현. 자기가 아끼는 물건을 주거나 상대가 필요할 것 같은 물건을 주는 행위를 뜻한다.



 세 가지 표현 모두 방식은 다르지만 결과는 비슷하다. '유대감'을 만든다는 것이다. 감사는 사람 간에 본능적으로 형성되어 있던 경계를 허물고 유대감을 증진시키는 효과가 있다. 실제로 많은 연구 자료에서도 감사하는 마음이 개인의 희생과 배려를 이끌어낸다는 사실을 찾아볼 수 있다.





감사의 문화적 차이

 앞서 말한 세 가지 방식 외에도 더 많은 감사의 표현법이 있을 수 있다. 재밌는 사실은 각 문화권마다 감사를 표현하는 방식과 느끼는 방식이 다르다는 거다.



 실제로 우리 한국 문화에서는 용돈이라는 개념이 있다. 상대방에 대한 사랑과 감사의 의미로 건네는 돈이 '용돈'이다. 명절이나 생일날 부모님이나 조카에게 용돈을 주는 일은 그리 신기한 일이 아니다. 그런데 이런 문화를 서양 사람은 쉽게 이해하지 못한다. 그들에게 '돈을 건네는 행위'란 곧 보수(급여)처럼 느끼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생일이나 명절에 주고받는 선물은 대개 손수 만든 공예품이나 자신이 아끼는 물건인 경우가 많다.



 물론 우리나라 사람에게도 수공예품이나 아끼는 물건이 갖는 선물의 가치가 다르진 않다. 다만 돈을 선물로 주는 것이 왜 불편한 일인지 모르겠을 뿐인 거다. 그런 심리적 차이는 비단 동서양이라는 거리적 차이에서만 비롯되진 않는다. 그 집단의 오래된 생활 양식이 만든 심리적 동질감, 즉 문화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우리의 가까운 이웃인 일본만 해도 감사 선물에 대한 인식이 다르다. 일본에서는 '받은 이익에 상응한 답례를 해야 한다'라는 인식이 보편적이다. 우리 말로 치면 '기브앤테이크'와 비슷한 느낌이다. 우리로선 '그게 어떻게 감사한 마음이냐', '너무 세속적이고 계산적이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들에겐 그것이 '우리의 용돈 문화'만큼이나 당연한 일이다.





감사를 표현하는 진짜 방법

 감사를 표현하는 데 방법도 많고 문화적 차이까지 고려해야 한다니 여간 피곤한 게 아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감사를 표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고민해 본 적이 있을 거다.



 그래서 이제 '거의 대부분의 일(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감사를 표현하는 가장 간단하면서 확실한 방법'을 소개한다. 당장이라도 써먹을 수 있는 매우 쉽고 유용한 방법이므로 꼭 메모해뒀다 써먹도록 하자. 웬만한 일에 적용 가능한 확실한 감사 표현법, 그건 바로 '감사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말하기'이다.



 구체적으로 감사한 내용 말하기. 그건 다른 말로 구구절절 설명하라는 뜻이기도 하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상세하게 말하되, 순서에 맞게 말해야 한다는 것이다. 거창해 보이지만 기억할 포인트는 단 네 가지가 전부!


1. 내가 처한 상황

2. 상대가 한 행동

3. 그로 인해 얻은 나의 이익

4. 상황이 해결됐을 때 나의 감정


 이 네 가지를 순서대로 연결해 표현하면 된다. 아래 예를 보자.


 유과장에게 갑작스럽게 들어온 김부장의 요청, 그러나 유과장은 너무나도 바쁘다. 그걸 지켜본 김대리가 자기가 요약해 둔 파일이 있다며 깔끔하게 정리된 문서를 공유해 준다. 유과장은 어떻게 감사를 표현하면 좋을까?


 - 이대리님, 아까 파일 고마웠어요! 땡큐!'


 저런~ 그건 50점짜리 감사다. 그건 사물에게 고마워하는 일이다. 그런 말을 들어봐야 이대리는 그리 뿌듯하지 않다. 엑셀 문서와의 유대감은 커질지언정 이대리와의 정서적 유대감은 그리 커지지 않는다.


 만약 이런 말을 듣는다면 어떨까?


 - 이대리님, 아까는 제가 너무 바빴는데(내가 처한 상황) 이대리님이 요약정리를 깔끔하게 해준 덕에(상대의 행동) 제때 일을 마칠 수 있었어요.(내가 얻은 이익) 순간 야근해야 하나 철렁했는데, 얼마나 힘이 됐나 몰라요. 정말 고마워요! (해결된 후의 감정) 내일 커피 한잔 쏠게요!(+적절한 보상)



 이런 피드백을 받는다면 이대리는 일한 보람을 깊게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유과장이 준 확실한 피드백을 받고 감사한 마음이 생긴다. 마치 감사가 감사를 불러일으키는 것과 같은 상승효과가 생기는 거다.





감사는 확실하게

 위 사례에서 볼 수 있듯, 구체적인 감사는 상대와의 정서적 유대감을 커지게 만든다. 그리고 이후에 이어지는 다른 작업에도 영향력을 발휘한다. 감사의 표현은 디테일하면 할수록 좋다.



 물론 모든 사소한 일마다 이렇게 구구절절 감사를 표현하긴 어려울 수 있다. 과유불급이란 말도 있지 않은가. 하지만 명심해야 할 점은 성의 없는 감사는 안 하는 만 못하다는 것이다. 선심 쓰듯 감사를 표한다던가. 챗봇처럼 냅다 '감사합니다'라고만 말한다면 받는 입장에서는 오히려 서운해하거나 괜한 오해를 하게 만든다.



 일단 감사에 앞서 이 일이 감사를 표현할 정도의 일인지 아닌지를 구분하자. (감사를 표현할 정도가 아닌 일에 감사를 표현하면 그것도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 만약 감사를 표현할 정도의 일이 맞다면 확실히 표현하는 거다. [나의 상황 - 상대의 행동 - 얻은 이익 - 해결된 후 감정] 이 4가지 순서를 지켜 분명하게 하는 거다.



 *귀한 시간 내서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내일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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