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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제이 Mar 23. 2024

매일이 기대되는 하루


 우리는 하루하루가 즐겁고 모든 것이 기대되는 삶을 살고 있을까? 최근 나는 세상에 내가 못할 일은 없어 보이고 모든 것이 재밌어 보이는 이상한 경험을 하고 있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나 패기가 아니다. 내가 나에 대해, 나의 수준에 대해 분명히 인지하기 때문에 갖게 되는 자신감이다. 내가 나를 더 잘 알수록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넓어지고, 그로 인해 매일이 기대되는 하루를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




 메타인지라는 말을 한 번쯤 들어봤을 거다. 자기가 예상하는 자신의 수준과 실제 자기 수준의 차이를 말한다. 그 간극이 좁을수록 메타인지가 높다고 하는데, 간단하게는 단어 외우기 게임으로도 그 차이를 알아볼 수 있다. 예로 들어 1분 사이 몇 개의 단어를 암기할 수 있을지 미리 예상해 보고 실제로 암기를 진행했을 때의 결과와 비교해 보는 것이다. 



 고백하자면 나는 메타 인지가 그리 높지 않았다. 어린 시절부터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똘똘 뭉쳐있었다. 근거가 있어야 할 자리엔 오만과 질투만 가득했던 20대를 보냈다. 당시의 난 '내가 이런 일을 할 사람은 아닌데...'라던가, '하고 싶은 건 많은데, 해볼 시간과 돈이 없다'라는 핑계만 댈 뿐 무엇 하나 제대로 해낸 적이 없었다. 지금 와 돌이켜 보면 '그땐 내가 참 참 풋내기였구나' 싶다.





 당연하게도 누구나 그런 시절을 겪는다. 날 때부터 성숙한 사람은 없으니까. 우리는 모두 경험을 통해 성장한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패를 겪으며 제대로 된 방향을 더듬어 찾아간다. 그리고 결국 자신이 무얼 할 수 있는지, 얼마큼의 힘을 투입해서 어떤 결과를 낼 수 있는지에 대해 근거를 댈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자기가 할 수 있는 수준을 파악한 것만으로 성장을 확신할 순 없다. 늘 그 수준보다 좀 더 높은 도전이 따라야 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성향이라면 말도 안 되게 높은 목표를 세우는 걸 추천한다. 만약 자신이 심리적 안정감이 부족한 편이라면, 현재 자기 수준보다 살짝 높은 목표를 세우는 걸로 충분하다.





 나는 메타인지가 높아질수록 더 말도 안 되는 목표를 세우는 타입이다. 그럼으로써 다가올 '거의 99%에 가까운 실패 확률'이 별로 두렵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몸속 세포에만 내성이 있는 게 아니다. 마음에도 내성이 있다. 실패를 거듭하다 보면 실패에 대한 내성이 생긴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그걸 실패라고 여기지 않게 된다.



 사실 실패는 별거 아니다. 그저 자산이 줄어들었거나, 재고가 쌓였거나, 이루고자 했던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한 것일 뿐이다. 그 안에는 후회나 미련 같은 감정이 담길 곳이 없다. 



 세상에는 두 가지 실패가 있다. 첫째는 원인을 알 수 있는 실패이고, 둘째는 원인을 알고 싶지 않은 실패다. 원인이 없는 실패란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원인을 알고 싶지 않은 마음가짐이 문제를 야기한다. 매일이 즐겁고, 하루가 기대되는 삶은 거기서 온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힘. 자신의 수준을 알고 더 높은 목표에 도전하는 힘. 그런 힘들이 모여 오늘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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