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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제이 Jun 01. 2024

문제를 과제로 인식하는 방법

600일의 도전


 “알고 있으니 이슈가 아니야” 지난 저녁 담화 시간에 나온 말이다. 무심코 내뱉은 말인데 골똘히 생각해 보니 꽤 그럴듯한 말 같아 속으로 무척 뿌듯했다. 이슈라는 건 그렇다. 인지하지 모르는 상태에선 문제가 된다. 그러나 그걸 인지하고 해결하기로 작정한 순간부터는 과제로 변한다. 문제는 두려움이고 위협이다. 반면 과제는 도전이고 생산이다. 같은 것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얻게 되는 감정이나 결과가 달라진다.





 나는 지금 두 가지 문제 앞에 서 있다. 인간관계에서 비롯된 갈등이 하나고, 급여 생활에서 비롯된 갈등이 다른 하나다. 그 문제를 나는 어떻게 판단할까. ‘내 인생에 중대한 문제일까?’ 그 문제가 더 커졌을 때 내게 위협이 되는 점은 무엇일지 천천히 가늠해 본다.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면 누구에게 물어야 할까?‘, ‘묻는다면 어떤 방식으로 묻는 게 좋을까?’,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외부로부터 도움받는 게 정말 도움이 될까?’ 등 다양한 생각과 고민을 떠올린다. 적절한 해답 서너 개 정도를 추려 해결 가능성이 높은 일과 긍정적 피드백이 기대되는 것을 기준으로 우선순위로 잡는다. 그리고 달성 가능 기간을 세운 뒤 하나씩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간다.



 이것이 내가 문제를 과제로 바꾸는 과정이다. 글로 하면 쉽지만 행동으로 옮기는 건 그렇지 않다. 그러나 모든 일이 그렇듯 이런 문제 해결 과정을 수차례 반복하다 보면 자동으로 몸이 움직인다. 생각도 자연스레 따라온다. 반복은 우리를 강하게 만든다. 성공한 많은 사람들이 연습과 실패를 강조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최근 전자 계산서용 공동 인증서를 발급받을 일이 있었다. 과거 공인인증서의 지옥을 다시 경험한 순간이었다. 휴대폰 인증을 10번 넘게 했고, 사업자 인증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 과정에서 계좌번호와 사업자 번호를 직접 입력해야 하는 순간이 수차례 있었다. 숫자를 처음 기입할 때는 사업자등록증을 봐야 했지만, 반복해서 몇 번 입력하다 보니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고작 몇 번의 반복만으로 열 자리 숫자는 금세 머릿속으로 들어왔다.



 우리는 자주 사용하는 것들을 잘 잊지 않는다. 주민등록 번호나 가족의 전화번호, 주소(심지어 오래전에 살던 주소까지), 자주 쓰는 계좌번호, 대학 시절 학번, 군 시절 총기 번호 등 한 번 머릿속에 각인된 것들은 잊으려야 잊을 수가 없다. 마치 ‘코끼리를 떠올리지 마시오’라는 말처럼, 떠올리지 않으려 해도 머릿속에 남아 버린다.



 이처럼 우리는 삶에 유용한 기술을 알게 되면, 그것을 자주 사용해 몸이 기억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좋은 글이나 좋은 생각, 동기부여 영상을 아무리 보고 듣는다 하더라도, 그것을 실천하지 않으면 금세 머릿속에서 사라지고 만다. 반드시 반복해 실행으로 옮겨 몸으로 체득해야 한다. 앞서 말한 문제 해결 방식도 그렇다. 나는 조금 힘들고 귀찮더라도 꾸준히 노력해 내 것으로 만들었다. 사실 초반에만 그런 마음이 들 뿐, 몇 번만 해도 금방 익숙해진다. 





 문제 해결법처럼 삶에 유익한 행동들을 습관으로 만들면 무엇이 좋을까? 최고 장점을 꼽자면 바로 그 행동 안에 감정이 담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언가를 습관적으로 한다는 것은 몸의 자동주행장치가 일을 처리한다는 뜻이다. 우리의 마음이 귀찮음과 피곤함을 느끼기도 전에 알아서 행동한다는 말이다.



 우리가 습관적으로 하는 행동을 떠올려보자. 아침에 약처럼 마시는 모닝커피는 어떨까. 커피를 마시며 원두의 산지는 어디고 로스팅 방식은 어땠을지, 느껴지는 향미는 무엇인지 감정적으로 느끼는가. 대부분 아니라고 답할 거다. 우리는 보통 커피를 습관적으로 마시기 때문에 자기가 무얼 마셨는지조차 떠올리지 못할 때가 많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매일 하는 많은 복잡한 일들이 습관적으로 이뤄진다. 습관은 우리 몸이 어떤 행동에 사용되는 집중력과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하는 일종의 최적화 같은 일이다.



 서두에 언급한 문제를 과제로 인식하게 만드는 습관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유용한 많은 기술들을 몸으로 체득 시켜보자. 마치 게임 속에 패시브 스킬을 익힌다는 마음으로 도전하면 하나하나 성취하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 인생을 RPG 게임이라고 생각해 본다면, 여러분은 어떤 스킬을 익히고 어떤 캐릭터를 만들고 싶어지는가. 선택은 각자의 손에 달려 있다.






오제이의 <사는 게 기록> 블로그를 방문해 더 많은 아티클을 만나보세요.

https://blog.naver.com/abovethesurf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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