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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제이 Jun 13. 2024

일하는 이유에 대한 고민의 이유

600일의 기록


 나는 웹사이트를 만들고 운영하는 대행사에서 일하고 있다. 주로 기업 홈페이지를 구축하는 회사다. 가끔 이벤트성 웹페이지나 스마트폰 앱에 들어가는 웹 화면을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주 업무는 기업 홈페이지 구축 및 운영이다.



 홈페이지를 만든다는 건 건축과 닮아있다. 홈페이지는 기업의 집이다. 인터넷 공간 안에 있는 가상의 집, 일종의 코드로 만드는 건축인 셈이다. 



 건축은 공간을 설계하는 예술이다. 예술과 과학이 만나는 복잡한 분야이다. 건축은 단순히 기능적인 공간을 만드는 것을 넘어, 미적 아름다움을 창출해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디자인과 물리 법칙이 만나며 탄생하는 복합 예술이라고 볼 수 있다.



 인터넷 공간에 집을 짓는 일 역시 마찬가지다. 단순히 기능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미적 아름다움을 창출하고, 사용자를 편리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건축과 웹사이트 개발을 비교하고 조사하는 과정에서 많은 생각거리를 만났다. ‘나는 누굴 위해 일을 하고 있는 건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되새김질했다. ‘팀장을 위해서인가, 사장을 위해서인가, 고객사를 위해서인가, 웹사이트 방문자를 위해서인가’ 그 질문들은 지난 8년 동안 끊임없이 나타나고 사라졌지만, 한 번도 제대로 된 답을 구해본 적이 없다.



 웹사이트의 구축 역시 건물의 건축과 마찬가지로 수많은 이해관계가 맞물린다. 그래서 때론 결과가 산으로 가기도 하고, 때로는 예상치 못한 아름다운 작품이 나오기도 한다.



 앞서 언급한 질문은 아마 앞으로 이 직종에서 일하는 동안 영원히 되돌아올 질문일 것이다. 그러나 답답하진 않다. 그런 고민이 나를 성장시킨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자기가 하는 일에 의문을 품고 그 답을 구한다면 그 사람은 발전하고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게 된다. 





 일을 할 때 스스로 의문을 갖는 것은 한 끗 차이로 희비가 엇갈린다. 좋은 질문을 던지면 성장으로 이어지고, 나쁜 질문을 던지면 허무함과 무력감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그보다 안 좋은 것이 있다. 아무런 질문도 하지 않는 것이다.



 어느 심리학자가 말했다. 인간이 무력감이나 우울감을 느낄 수 있다는 건, 그만큼 생각을 많이 하고 사색할 줄 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것들은 질문하지 못하는 사람은 느낄 수 없는 감정들이다. 



 우리가 늘 좋은 질문만 하고 늘 좋은 답변만 얻는다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다는 사실을 안다. 그럼에도 우리는 꾸준히 질문해야 한다. 의문을 가짐으로써 우리는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자신의 성장이 멈추고,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이런 방법을 써보길 추천한다. ‘나에게 던질 수 있는 가장 좋은 질문은 무엇일까’라는 일종의 질문을 구하기 위한 질문을 해보는 것이다. 그것은 인생을 너무 복잡하게 사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 인생을 더욱 단순하고 깔끔하게 만드는 일이다.



 사람은 스스로 인생을 사는 근원적인 이유에 대해 물음으로써 삶의 목적을 찾게 된다. 일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는 스스로 일하는 이유에 대해 질문함으로 인해 우리가 일하는 목적을 찾을 수 있다.



 질문을 불편해해서는 안된다. 당장 답을 찾지 못하더라도 우리는 일의 목적, 일의 이유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인류가 이만큼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누군가의 호기심 덕이다. 우리의 발전 역시 그렇다. 질문을 멈추지 말자.  






오제이의 <사는 게 기록> 블로그를 방문해 더 많은 아티클을 만나보세요.

https://blog.naver.com/abovethesurf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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