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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제이 Jun 13. 2024

인생도 운전처럼 내비게이션을 켜세요

600일의 기록

 

 초행길을 운전할 때 내비게이션을 켜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우리는 초행길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내비게이션을 켠다. 그편이 더 안전하고 확실하기 때문이다. 인생의 많은 도전들 역시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는 여정이다. 만약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할지, 어떻게 가야 할지 미리 알아보고 갈 수 있다면 어떨까. 당연히 우리의 여정은 한결 수월해질 수밖에 없다.





 미래를 상상하고 시각화하는 것. 그것은 우리의 인생 여정에 내비게이션을 켜는 것과 같다. 앞으로 일어날 상황을 대비해 미리 상상으로 머릿속에 그려보는 작업이다. 마치 내비게이션의 경로 미리 보기와 비슷한 일이다. 시각화를 하면 우리는 우리 미래에 어떤 일이 펼쳐질지,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그리고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물론 상상한 대로 모든 일이 척척 풀리는 것은 아니다. 세상 일을 완벽히 예측하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상상해 볼 수는 있지 않은가. 그럼으로써 추후 발생할 수도 있는 사건을 대비해 보는 건 가능하다. 예를 들면, 오늘 있을 미팅 자리에서 어떤 발언을 할지, 어떤 문답이 오고 갈지 미리 생각해 보는 거다. 나는 어떤 제스처를 취할지, 누구를 바라볼지, 어디에 앉을지 이미지로 그려 떠올려보는 거다. 



 시각화를 통한 상상은 우리의 사고를 확장시키는 힘도 있다. 막연히 ‘무언가를 하면 좋을 텐데’ 싶었던 일도 ‘무언가를 해내려면 이것이 필요하겠군’이라는 태도로 변하게 만든다. 당면한 과제를 구체화함으로써 나아갈 방향을 또렷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렇다면 시각화는 언제 하는 게 좋을까? 나는 아침에 일어난 직후를 추천한다. 우리는 보통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으로 손을 뻗는다. 그리고 그 안에 쌓인 푸시 메시지와 뉴스, 메일, 알림, 숏폼 영상을 확인하며 집중력을 낭비한다. 나는 그 귀한 집중력을 시각화에 쏟길 바란다. 말 그대로 귀한 집중력이니까 말이다.



 지난밤 우리가 잠든 동안, 우리의 몸은 뇌의 구석구석을 열심히 청소해 두었다. 하루 종일 쌓인 뇌 속 노폐물을 뇌척수액이 돌아다니며 정화시키는 작업을 마쳤다. 그렇게 깨끗해진 뇌는 반짝반짝 신상 같은 깔끔한 컨디션으로 우리가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길 기다린다. 그런 뇌에게 선물할 첫 정보가 뉴스나 메일, 숏폼이라고? 왠지 우리 몸에 미안한 느낌이다.



 그보다는 우리 미래에 대한 생산적인 정보를 뇌에게 선물해 주는 건 어떨까. 스마트폰 속 불필요하고 머리만 아픈 정보는 조금 뒤로 미뤄두도록 하자. 백지처럼 깨끗해진 우리 뇌에 멋진 미래라는 한 폭의 그림을 그려 넣자. ‘만약 오늘 하루 나의 일과가 최고로 잘 풀린다면 어떤 그림일까’ 생각해 보자. 시간 순으로 상상해도 좋고, 사건 순으로 상상해도 좋다. ‘오늘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일까?’ 떠올려보자. 그리고 그것을 멋지게 해내는 자신의 모습을 관찰자 입장에서 바라보자. 그것이 바로 시각화다.





 시각화는 구체적일수록 좋다. 처음엔 과제를 해결하는 자신의 모습을 멀리서 조망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줌을 당기듯 점점 가까워져보자. 시각화 속 자신이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지, 어떻게 해결하는지, 그 과정에서 예기될 문제가 있다면 무엇일지’ 생각해 보자.



 아침에 그럴 시간이 어딨냐고 물을 수도 있다. 그러나 직접 해보면 알겠지만, 아침 시각화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짧게는 3분, 길어봐야 5분, 10분을 넘기지 않는다. 우리에겐 그럴만한 시간이 충분히 있다. 스마트폰만 멀리 치워둬도 그럴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만약 누운 상태로 시각화를 한다면 다시 잠이 몰려올 수도 있다. 그러니 반드시 잠자리에서 일어나 앉은 상태로, 또는 선 상태로 시각화를 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잠에서 덜 깨 비몽사몽한 상태를 벗어나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만약 너무 피곤해 잠이 다시 몰려올 것 같은 느낌이 들면, 일어선 상태로 시각화를 해보는 것도 추천한다.



 시각화를 할 때, 반드시 눈을 감아야 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사람은 시각 정보에 주의력을 쉽게 빼앗기는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가능하다면 눈을 감고 시각화 훈련을 시도하길 권한다. 균형을 잃을 것아 걱정된다면 바닥이나 벽에 손을 집은 채로 하자.





 아침 시각화 마치고 하루를 시작해 보면 묘한 기시감이 들 때가 있다. ‘어라? 이거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싶은 일이 나타난다. 그뿐만 아니다. 세상에 많은 일들이 내가 상상한 대로 이뤄지는 현상을 체험한다. 또한 갑작스러운 문제 앞에서도 좀처럼 당황하지 않게 된다. 그 이유는 그걸 이미 상상해 봤기 때문일 수도 있고, 문제를 대비하는 상상이 거듭된 덕에 문제 해결 능력이 올라갔기 때문일 수도 있다. 시각화를 한 날, 하루를 마치고 그날을 되돌아보자. 깜짝 놀라게 될 거다. 평소보다 훨씬 많은 일을 해낸 자신을 발견할 테니 말이다.



 앞서 말했듯, 시각화는 경로 미리 보기와 같다. 우리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미리 한 번 훑어보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평소보다 쉽게, 더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 그건 마치 우리가 중요한 발표나 면접을 앞두고 예행연습을 해보는 것과 같다. 미리 해봄으로써 마음의 안정을 갖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곤 하지 않는가.



 우리의 하루를 중요한 발표라고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 연습이 필요하다고 느껴지지 않는가. 아침 시각화가 그 연습이 될 것이다. 우리의 소중한 시간을 우리가 직접 조정하고, 또 주도적으로 사용하게 만드는 힘. 그 힘을 기르는 습관의 시작이 바로 아침 시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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