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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제이 Jul 05. 2024

좋은 관계를 위한 ‘실수’의 중요성


 살다 보면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이 있다. 언제나 웃고 행복해 보이는 얼굴을 하고 있는 사람도 고요해지고 슬퍼지는 날이 찾아온다. 그런 기분은 컨디션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감기에 걸리거나, 소화가 잘 안되거나, 편두통이 생길 수도 있다. 신체 컨디션의 좋고 나쁨은 마음에서 출발한다.



컨디션이 나빠지는 원인은 어디에나 있다. 그것은 자신 때문일 수도 있고, 때로는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말 때문일 수도 있다. 각종 스트레스와 압박감으로 인해 마음이 상처받는다. 그것이 우리의 컨디션을 좌우한다. 따라서 우리는 마음을 섬세하게 관찰할 줄 알아야 한다.





누군가는 이야기한다. ‘자신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사실을 주위 사람에게 티 내지 말아야 한다’라고. 사람은 환경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또 쉽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한 사람이 우울해하거나 기분이 처져있으면 옆 사람도 덩달아 그렇게 된다는 뜻에서다. 그들은 자신의 감정을 티 내지 않는 것이 타인을 위한 배려라고 말한다.



반대로 누군가는 이런 말을 한다. ‘세상의 중심은 자기 자신이다. 그러므로 누군가를 배려하느라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다가는 언젠가 폭발하고 말 거다. 따라서 감정은 될 수 있는 한 많이 드러내고 풀어줘야 하는 것이다’ 누군가를 위한다는 이유로 나쁜 감정을 참아내다가는 오히려 병이 날 수 있으니 최대한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고 적극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논리다.



두 의견 모두 타당하다. 어느 한쪽의 의견만 옳다고 말하긴 힘들다. 상황과 맥락에 맞춰 참고하면 좋을 말들이다. 양쪽 의견을 반 씩 가져다 마음에 담아 놓을 줄 안다면, 우리는 늘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내가 그 상황을 맞이한다면 어떤 선택을 내리게 될지 자문해 본다. 만약 내 옆에 있는 사람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면? 마음이 무너져내리는 걸 발견했다면? 나는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해 본다.



나라면 상대가 나에게 적극적으로 고민을 털어놓길 바랄 것이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말을 꺼내기까지 내가 압박이 되거나 강요하는 모습으로 비치지 않길 바랄 것이다. 오지랖과 자상함 사이에 ‘적당히’라는 선을 긋고, 상대가 그 선을 넘어주길 기다리며 틈을 재고 있을 것이다. 고민이다. 그것은 과연 적절한 대응일까. 너무 수동적이진 않을까. 조금 더 능동적이어야 할까? ‘적당히’라는 말은 참 어렵다. 특히 그 말이 ‘관계’라는 상황 안에 쓰일 때는 더욱 그렇다.



누군가 도움이 필요해 보인다면 나는 먼저 손을 내미는 쪽을 택하겠다. 오지랖으로 보이더라도 그렇게 하고 싶다. 만약 그것이 상대에게 실수이고 실례가 된다면 사과하겠다. 그렇게 관계를 개선해 나아가겠다. 무언가를 배워 나갈 때는 사고를 치고 수습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지만, 때로는 사고를 예방하는 쪽이 더 이로운 경우가 있다. 인간관계와 마음, 생명에 관한 분야가 그렇다. 따라서 나는 누군가 도움을 필요로 한다면, 기꺼이 실수하는 쪽을 선택할 테다.





많은 실수와 경험이 쌓이며 우리는 성숙해진다. 살아가며 마주하는 다양한 고민과 시련이 우리를 단단하고 강하게 만들어 준다. 이도 저도 하지 않으면 결국 아무것도 아닌 게 되어버린다. 인간관계도 그렇고 배려와 관심도 그렇다. 행동이 결과를 가져온다. 일단 마음의 결정을 내리고 부닥치고 실수해 보아야 알 수 있다.



예상되는 안 좋은 걸과에 너무 신경 쓰지 말자. 모든 사건은 지나가기 마련이고 모든 실수는 추억이 되기 마련이다. 하지 못해 아쉬워하기보단 하고 난 다음 방향을 바로잡는 쪽이 더 낫다. 주위에 힘들어 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손을 뻗는 데 주저하지 말자. 관심을 기울이고 친절을 베풀자. 그것이 우리가 행복해지고, 우리의 삶을 근사하게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오제이의 <사는 게 기록> 블로그를 방문해 더 많은 아티클을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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