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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쉴 줄 아는 것도 능력이다

by 오제이


지금 내게는 휴식이 필요하다. 지금 당장 너무 지쳐서 쉴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이 아니다. 쉴 때 제대로 쉴 줄 알고 싶다는 뜻이다. 진정한 휴식이 무엇인지 알아차리고, 내게 필요한 휴식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나는 지금 잘 쉬고 있는가? 아무래도 아닌 것 같다. 업무 중간중간 의무적으로 휴식 시간을 가져보려 하지만, 그 시간에 무엇을 해야 할지 감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을 훑어보면 도파민만 생성되는 것 같고, 독서나 블로그 등 다른 일을 하면 또 집중력이 필요해 좀처럼 손이 가지 않는다.



그렇다. 나는 지금 잘 쉬지 못하고 있다. 제대로 쉴 줄 모르고 있다. 대체 나에게 휴식이란 무엇일까? 그리고 나는 휴식을 통해 무엇을 얻고 싶은 걸까?




가끔 몸과 마음의 피로가 극에 달했을 때, 이런 꿈을 꾼다. 지금 하고 있는 걸 모두 중지하고 깨끗한 바닷가나 푸른 수영장 옆 나무 그늘 아래서 선베드를 펼쳐놓고 책을 읽는 상상. 이것이 내가 상상하는 이상적인 휴식이다.



그러나 업무 중 쉬는 시간에 그런 휴식을 갖는 건 불가능하지 않을까? 게다가 책을 읽는 것이 진정한 휴식인지도 의문이다. 나는 업무를 위해서도 책을 읽고, 재미를 위해서도 책을 읽는다. 그 두 행위의 경계가 모호하다 보니, 휴식 시간에 책을 읽어도 마치 일하는 기분이 든다.



그뿐만 아니라 휴식 시간에는 책을 볼 집중력도 생기지 않는다. 그저 멍하니 잠만 자고 싶다. 물론 쪽잠을 자는 것은 좋은 휴식법이다. 하지만 업무 중에는 쪽잠을 자는 것은 쉽지 않다. 우리 회사가 아무리 자유로운 분위기라지만 매일 휴게실에 가서 잠을 자고 오는 건 나조차도 용납할 수 없다. 그리고 쪽잠을 자면 밤잠에 영향을 미쳐 되도록 피하고 있는 중이다.




10분 정도 되는 휴식 시간에 무엇을 하면 좋을까?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 그걸 알아내는 것이다. 하루 종일 일만 생각하다 보니 휴식 시간에 무엇을 할지 모르겠다. 집중력이 필요한 데에는 손이 가지 않는다. 그래서 괜히 스마트폰만 만지작거리다 노트를 꺼내 끄적거리기 일쑤다.



일과 완전히 분리된 휴식 거리를 찾고 싶다. 피로를 풀고 집중력을 되살려줄 일이면 좋겠다. 제대로 쉬어야 제대로 일할 수 있는 법. 그래서 조금이라도 휴식 시간을 알차게 활용하고 싶다. 어쩌면 그 생각이 욕심이 되어 나를 제대로 쉬지 못하게 만드는 걸 수도 있다. 잘 쉬어야 한다는 마음이 강박으로 변질된 것이다.




잘 쉬는 기술을 찾는 좋은 방법은 ‘내게 일이란 무엇인지’ 확실히 정의하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일을 제대로 정의하면, 그와 대치되는 행동이나 상태를 쉼이라고 정의할 수 있게 된다.



유명인의 휴식법을 참고하는 것도 방법이다. 하루 종일 일하기로 유명한 일론 머스크도 중간중간 휴식과 충전 시간이 있을 것이다. 그 사람은 어떤 휴식법을 취할까? 그 밖에도 많은 유명한 일벌레들은 휴식을 어떻게 취하는지 알아보는 게 좋겠다.



일이 강박이 될 수 있듯, 휴식도 강박이 될 수 있다. 좋은 휴식법을 찾아 제대로 쉬는 것도 좋지만, 너무 거기에 매몰되어 길을 헤매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우선 일과 휴식의 분리를 위해 일을 정의하고, 유명인의 휴식법을 참고하는 것을 시작으로 나만의 휴식법을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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