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인 사업을 추진하면서 큰 벽에 부딪힌 느낌이 든다. 더 이상 나아가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러나 그런 생각이 드는 건 오히려 내가 잘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믿는다.
나와 비슷한 길을 걷는 사람들도 비슷한 벽을 만날 것이고, 많은 이들이 이쯤에서 포기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장벽은 내게 기회가 되는 것이다.
나는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끝까지 밀고 나아가 결과를 낼 것이다. ‘하는 데까지 해보자’는 마인드는 거부한다. ‘될 때까지 최선을 다해 반드시 해내겠다’러는 마인드로 최고를 향해 나아가겠다.
결과를 만드는 과정은 즐거울 때도 있고 힘들 때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 과정 속에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살아있음을 느낀다. 내가 가치를 창출하고 그로 인해 고객에게 이익을 전달할 수 있다는 사실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이런 감정은 하루아침에 생긴 게 아니다. 내가 목표 의식을 갖기 전까지 내 삶은 절망적이었다. 무력감, 의기소침, 자기 실망, 과소평가 또는 과대망상으로 현실과 동떨어진 삶을 살았다.
예를 들어, ‘앞으로 생계를 어떻게 꾸리지?’, ‘지금 직업으로는 몇 년 못 버틸 텐데...’라는 대책 없는 고민들로 하루를 시작하고 마쳤다. 마음으로는 변화를 원하면서도 도전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사실 나는 혼자가 되는 게 두려웠다. 나는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에너지를 얻는 타입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혼자 있으면 자동으로 외로움이 찾아왔다. ‘내 주변 사람들이 없어지면 어떡하지?’, ‘동료들이 회사를 그만두면 어떻게 하지?’라는 걱정이 끊이지 않았다.
그 걱정들이 불필요하다는 걸 알면서도 머릿속에서 지울 수 없었다. 많은 우울증 환자가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한다. 밖으로 나가 걸으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걸 알지만, 그러지 못한다. 나 역시 무엇이 필요한지 알면서도 실행하지 못하는 시기를 지나왔다.
그러나 변화는 서서히 시작됐다. 그것은 우울증 치료의 덕도 있고, 실질적 위기와 생존에 대한 공포를 피부로 느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유야 어쨌든, 나는 이제 조금씩 혼자서도 잘 지내는 법을 익혀 나아가고 있다.
혼자가 되는 게 외롭지 않으니 할 일이 많아졌다. 내가 추진하고 싶었던 개인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 사업자를 내고, 내 상품을 만들었다. 주위의 조언을 구하는 일도 그만뒀다. 나와 같은 길을 걸어본 적 없는 사람의 조언은 쉽사리 납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돈을 쓰는 방식도 달라졌다. 이전까지 돈을 쓰는 행위는 그저 ‘소비’였다. 그러나 지금은 ‘투자’ 개념으로 바뀌었다. 밥을 먹는 것도, 차를 마시는 것도, 책과 옷을 사는 것 모두 투자의 일환으로 생각하게 됐다.
엠제이 드마코의 〈부의 추월차선〉이라는 책에는 ‘커피 값을 아낀다고 부자가 되지는 않는다’라는 문장이 있다. 나는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우리나라 속담에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이 있다. 물론 티끌을 모으면 태산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망각하는 중요한 사실이 있다. ‘과연 티끌을 얼마나 오래 모아야 태산이 되는가’라는 질문이다.
필요한 지출이 있다면 그 안에 의미를 담아서 하면 된다. 불필요한 지출은 막아야 하지만, 필요한 지출은 과감하게 해야 한다. 아까운 마음이 들어 평소 하던 대로, 혹은 필요보다 줄여서 하다 보면 오롯이 누려야 할 경험과 인사이트를 얻지 못한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점심마다 커피를 마시며 독서하는 시간을 즐기는 사람이라고 해보자. 늘 가던 저렴하고 편안한 카페가 있는데, 최근에 커피 값이 2,000원 더 비싸지만 매력적인 신상 카페가 생겼다는 소식을 들었다. 어떻게 하겠는가? 새로운 곳을 방문하겠는가?
아마 과거의 나였다면 2,000원을 절약하고자 매일 가던 곳을 택했을 것이다. 그러나 투자 개념으로 지출의 개념을 전환한 지금의 나는 새로운 곳을 방문할 확률이 높다. 왜냐하면 단돈 2,000원으로 새로운 경험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새로운 경험에 대한 투자로 2,000원을 투입한 것과 같은 의미다.
현재 내가 아끼고 싶은 것은 돈보다 ‘시간’이다. 나는 시간을 최대한 아끼고 활용하고 싶다. ‘어떻게 하면 사업을 더 발전시킬 수 있을지’, ‘어떤 시도를 해야 고객에게 더 큰 만족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연구하는 데 시간을 사용하고 싶다.
그래서 지금 만난 장벽은 전혀 두렵지 않다. 만약 외로움에 취약했던 과거의 나였다면 아마 지금쯤 ‘이 시간을 함께 극복할 사람이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만 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이제는 ‘내 콘텐츠를 원할만 한 사람이 누구인지’, ‘그리고 그 고객이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그래서 내가 어떤 걸 해줄 수 있는지’를 고민하느라 바쁘다. 그런 고민들 안에 외로움이 들어설 곳은 없다.
나는 문제의 정답을 찾아가며 한 걸음씩 장벽을 넘어설 것이다. 만약 여러분도 거대한 문제에 부닥친다면, 나와 비슷한 생각을 떠올려주길 바란다. 현재 상황을 인식하고 한 걸음씩 나아가다 보면 결국 정상에 오를 수 있다. 문제가 무엇이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해 봄으로써 우리는 한 걸음 더 앞으로 나아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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