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하는 팀의 회의

by 오제이


우리 회사는 매월 한 번, 주니어 스태프와 대표님만 참여하는 회의를 진행한다. 정확히는 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여러 사정으로 인해 한 차례의 회의만 진행됐고, 그 이후로는 무기한 연기됐었다.



그렇게 지지부진한 날이 이어지던 가운데, 지난 달 대표님이 회의 주도권을 나에게 넘겼다. 본인은 스케줄 관리가 어려워 제대로 운영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나는 권한을 얻었고 회의의 새 판을 짰다. 회의에 참여하는 동료들을 불러 모아 함께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개인적 관심사 공유’라는 원래 목적은 최대한 유지하면서 소통 방식과 회의 형태를 바꾸는 쪽으로 방향을 새로 잡았다.



이전 회의는 한 명씩 주제를 발표하는 방식이었지만, 이제는 매달 주제를 선정해 자유롭게 토론하는 형태로 개선했다. 이렇게 하면 각자 발언 시간을 조절할 수 있고, 서로의 생각을 주고받으며 진정한 소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결과적으로 변화는 성공적이었다. 피드백을 들어보면, “주제 발표를 준비할 때는 부담이 있었는데, 개선된 회의는 부담이 없다.”, “한 가지 주제로 각자의 관점을 이해할 수 있었다.”, “딱딱하지 않은 분위기라 마음이 편했다.”, “궁금한 점을 바로 찾아볼 수 있어 인사이트를 나누는 데 도움이 됐다.” 등 긍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이번 달 미팅 주제는 ‘브랜드’였다. 먼저 각자가 관심 있는 브랜드와 최근 구매한 기억에 남는 제품을 공유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후 특정 브랜드의 사업 스토리, 최근 상태, 마케팅 전략 등을 논의했다.



자연스럽게 ‘브랜드’에서 ‘브랜딩’이라는 더 큰 개념으로 토론이 이어졌다. ‘브랜딩이란 무엇인지’, ‘브랜딩과 마케팅, 세일즈는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나눴다. 정답을 찾거나 결론을 내리기보다 서로의 생각을 자유롭게 주고받으며 각자의 사고방식을 이해하는 데 집중했다.



우리는 그것이 이 회의의 본질이라고 생각했다. 한 가지 주제를 놓고 가볍게 수다를 떨며 인사이트를 찾고, 그 과정에서 동료의 사고방식, 표현법, 주제 접근법을 이해하는 것 말이다.



동료를 잘 알면 회사 생활이 더 편해진다. 이는 동료의 개인사까지 시시콜콜하게 아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사고방식과 문제 해결 방법을 이해함으로써 협업이 원활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각 팀원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으면, 그에 맞춰 업무를 요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개선된 회의를 대표님이 어떻게 평가할지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이런 경험을 통해 팀워크가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를 가져본다. 이번 변화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참여자들의 긍정적인 피드백이 고무적이다.



회의를 거듭하며 우리는 개선점을 찾아갈 것이다. 가끔 어려움이 생기더라도 우리는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모두 ‘문제 해결 마인드’라는 매력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부닥치게 될 문제들에 대한 해답을 찾으며, 회의를 보다 유의미한 시간으로 만들어갈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를 긍정적으로 수용하는 문화가 정착되어 다른 회의에도 좋은 영향을 끼쳤으면 한다. 그리고 나아가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드는 계기가 되고, 우리 회사가 성장하는 데 힘을 보탤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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