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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제이 Sep 25. 2024

맥도날드에서 얻은 2가지 지혜


지난 주말 아내와 맥도날드에 방문했다. 버거와 음료를 주문해 놓고 한참을 떠들었다. 우리는 종종 맥도날드에서 이런 시간을 갖는다. 요즘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를 물으며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점검한다.



왜 하필 맥도날드냐면, 그런 대화는 적당히 시끄럽고 또 적당히 아늑한 분위기에서 나누는 게 편하기 때문이다. 조용한 카페나 집에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자칫 분위기가 무거워질 수 있다.



우리는 매 방문마다 다양한 인사이트를 얻고 있다. 마케팅을 고민해 보기도 하고, 진정한 친절과 봉사의 의미에 대해 토론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번 방문 역시 좋은 생각과 통찰을 얻었다. 평소보다는 조금 특별한 통찰이었다.



내가 먼저 물었다.


“요즘 하고 있는 일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뭐라고 생각해요?”


아내는 충분히 대답한 뒤, 내게 같은 질문을 던졌다.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나는 요즘 무엇을 하며 사는 걸까? 가장 중요한 일이 뭔지는 알겠는데, 그 외의 작업들은 정말 필요한 걸까?’라는 고민이었다.



궁극적으로 나는 내 경험을 통해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 그래서 이런 저런 일들을 벌려 나가고 있다. 글을 쓰는 것도, 영상을 만드는 것도 그 목적을 위한 노력이다. 그런데 내가 정말 그것들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그걸 해도 되는지 의문이 들었다.




첫 번째 의문은 내가 정말 제대로 하고 있는가에 대한 것이었다.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필요한 건 나의 인사이트와 경험을 담은 영상이다. 그런데 그 영상을 만드는 데는 시간이 꽤 걸린다. 나는 그만큼 시간을 투자할 여유가 없다. 그래서 자꾸 미루게 된다. 그걸 미루는 게 정당한 걸까? 그렇다면 그 이유는 뭘까?



아마 이전 도전에서 겪어본 낮은 조회수 때문일 것이다.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 만큼 결과가 따라주지 않을까 봐 두려운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도움을 주겠다는 마음과는 다른 욕심이다. 한 사람에게라도 도움이 된다면 하는 것이 맞다. 수천, 수만 명이 보지 않는다고 해서 포기하는 건 내가 처음에 목표한 바가 아니다.




두 번째 의문은 내가 이 일을 할 자격이 있느냐는 것이다. 지금 내 생각과 철학은 온전히 내 것만은 아니다. 책과 미디어에서 배운 것을 응용한 것이다. 그것을 마치 내 것인 양 소개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지 의문이 든다. 물론 출처를 밝히면 문제가 없을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일일이 출처를 밝히고 나면 내 것은 남아있지 않다는 사실에 부끄러워질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사실을 하나 떠올렸다. 많은 베스트 셀러가 누군가의 작품을 인용한 것들이라는 점이다. 심지어 어떤 책은 거의 모든 페이지가 인용이고, 거기에 조금의 생각을 보태 출간하기도 한다.



누구나 그렇게 시작한다. 처음부터 거대하고 완벽한 것은 없다. 시작은 작고 볼품없더라도 시간이 갈 수록 점점 거대해지고 완성되어가는 것이 자연의 순리이다. 그렇게 나는 ‘인용의 부끄러움, 새로움과 특별함이 없으면 콘텐츠를 만들 수 없다’라는 편견을 깨기로 했다.




게으름과 편견보다 내가 가진 목표의 힘이 더 세기에, 생각을 다듬어 나아갈 힘을 얻었다. 목표까지 가는 길이 얼마나 힘들고 어떤 결과가 기다리고 있을지는 해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



당연히 그 과정은 힘들 것이고 그래야만 한다. 쉬운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어렵고 지루한 일은 그렇지 않다. 대부분이 나가 떨어진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이 그런 일이라면, 나는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이다.



많은 성공한 사람들은 한목소리로 말한다. ‘성공 비결을 아무리 알려줘도 안 할 사람은 결국 안 하지 않게 되어 있다. 왜냐하면 그 과정이 죽도록 힘들기 때문이다’ 나 역시 그랬다. 빠르게 결과를 내고 즉각적인 피드백을 확인할 수 있는 일에만 몰두해왔다. 묵묵히 버티며 나아가는 것의 중요성을 놓치고 있었다.




오래 걸릴 것 같아서, 힘들 것 같아서 포기한 일을 하나 둘 주워 담기 시작했다. 그것들을 눈 앞에 펼쳐 놓고, 내 북극성과 일치하는 일의 목록을 재정비했다. 〈세상의 따뜻함을 바라볼 수 있는 눈, 그리고 평화와 연민으로 대할 수 있는 힘〉을 전하겠다는 나의 목표를 다잡았다.



나의 강점은 꾸준함이다. 나는 꾸준함의 기준이 시간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매일 하는 것만이 꾸준함은 아니다. 일주일에 한 번, 혹은 한 달에 한 번, 또는 1년에 한 번씩 하더라도 괜찮다. 진정한 꾸준함은 해야 할 일을 잊지 않고 매 번 실행으로 옮기는 것이다.



꾸준함을 유지하는 비밀은 기준에 있다. 자신만의 기준을 가지는 것, 그렇게 남의 생각에 휘둘리지 않는 힘이 일을 지속하도록 만들고 끝내 성취를 맛보게 한다. ‘지금 내가 꾸준히 만들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지난 주말 맥도날드는 유독 맛이 좋았다.






오제이의 <사는 게 기록> 블로그를 방문해 더 많은 아티클을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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