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말하는가’가 그 사람이 누구인지를 말해준다. 어떤 단어를 선택하고, 어떤 속도와 억양으로, 어떻게 표현하는지에 따라 사람의 품격이 완성된다. 자신이 생각하는 품격 있는 사람을 떠올려보면, 그들의 언어가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다. 말은 사람을 가볍게도, 무겁게도 만든다.
무겁고 진중한 사람만이 품격 있는 사람이라는 오해가 있다. 사람들은 보통 과묵한 사람을 좋아하지만, 지나친 과묵함은 오해를 낳는다. 모든 일이 그렇듯 상황에 맞는 말을 상황에 맞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언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듣는 것이다. 과묵함은 듣기에서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잘 듣는 사람은 깊이 생각하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신중히 답하기 때문에 자기 말을 줄인다. 그래서 잘 듣는 사람들은 대체로 과묵하다.
말은 돈을 벌게도 하고, 사람을 벌게도 한다. 말을 잘할 줄 알면 손해 볼 일도 줄어든다.
얼마 전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한 제품의 반품 요청을 처리한 적이 있다. 그 과정에서 우리 팀원의 실수로 위약금이 발생할 상황이었지만, 우리는 위약금 없이 전액 환불을 받을 수 있었다. 그 안에는 말의 힘이 있었다.
반품 요청을 맡은 직원은 해당 제품의 고객센터에 연락해 상황을 설명하고, 우리의 실수를 인정했다. 이어서 상담원에게 해결 방안을 함께 찾아줄 수 있냐고 물었다. 염치 없지만 전액 환불을 받고 싶은데 방법이 있는지 찾아봐달라고 했다. 상담원은 전액 환불은 어렵다고 답했지만, 담당자는 포기하지 않았다. 반품 팀에 메모를 남겨줄 수 있냐고 요청했다. 상담원은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전액 환불을 받았다. 담당자가 우리의 실수를 인정하고, 상대방에게 해결책을 구한 것이 주효했다. 만약 이 상황에서 담당자가 우리의 잘못이 없다고 주장하며 절차 상의 문제를 따졌다면 아마 전액 환불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공손히 말하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답함으로써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이것이 언어의 힘이다.
친절에는 친절이 따른다. 상대의 말을 경청하는 것도 친절이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도 친절이다. 이런 친절이 모여 상대의 친절을 이끌어냈다. 친절하게 말함으로써 손해를 줄이고, 기분 좋은 업무 환경을 만들 수 있었다.
가끔 일하다 보면 다른 회사에서 통화하는 소리가 들린다. 한 사람이 클라이언트에게는 굽실대듯 말하고, 하청 업체에게는 호통치듯 이야기하는 걸 들었다. 아마 여러분도 나와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나와 비슷한 모습으로 그 사람의 이미지를 떠올렸을 것이다.
우리는 종종 얼굴을 보지 않고 통화만으로도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그려낼 때가 있다. 그것이 언어가 그 사람의 이미지를 만드는 사례며, 우리가 좋은 언어를 사용해야 하는 이유이다.
좋은 말을 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어떻게 말하는 것이 좋은 말이며, 어떤 단어를 선택해야 할까?
정해진 답은 없다. 끊임 없이 자신을 돌아보고 생각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말에 조금 더 길게 생각할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도움 될 것이다.
그런 식으로 각자 자신만의 답을 찾아간다면, 언젠가 품격 있는 언어생활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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