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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제이 Dec 13. 2024

왜 내 글은 아무도 안 읽어주는 거지?


어느 작가가 SNS에 이런 글을 올렸다.


'조회수에 연연하지 마세요. [좋아요] 숫자 감추지 마세요. 관심이 없더라도 일단 끊임없이 쓰세요.'


이런 글을 쓴 작가의 의도가 무엇인지 알겠고, 

반대로 그렇게 숫자에 연연하는 사람의 마음도 알 것 같다.

두 마음 모두 겪어봤기 때문이다.



글쓰기는 부끄럽다.

누가 보면 보는 게 부끄러우면서,

동시에 누가 안 보면 안 보는 대로 부끄럽다.


글을 통해 자기 마음속 이야기를 털어놓는 일은

마치 인스타그램에 셀카를 올리는 것만큼이나 쑥스럽다.


'내 생각이 너무 짧아서 놀림당하는 거 아니야?'

'내가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어서 비난받는 건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어 글쓰기를 주저하게 된다.


그리고 백 번의 고민 끝에 플랫폼에 글을 올리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금세 태도가 달라진다.


'왜 아무도 내 글을 안 읽어주는 거지?'

'내가 실수로 비공개를 눌렀나?'

마음에 안달이 나고 수시로 조회수를 확인하게 된다.


올리기 전에는 누가 볼까 봐,

올리고 난 뒤에는 누가 안 볼까 봐.

글쓰기는 참 신경 쓸 게 많다.



사실 다른 사람의 눈치는 안 보는 게 좋다.

어차피 다른 사람은 타인의 삶에 그리 관심이 없으니 말이다.


누구나 이런 경험을 한 번쯤 해봤을 거다.

외출을 앞두고 '오늘 머리 모양이 이상한데..? 이 옷 이틀 연속으로 입는 건데 괜찮을까?' 

같은 오만가지 생각이 들어 나가기 주저한 경험 말이다.


그러나 막상 외출해 보면 우려했던 것과 달리,

거리의 사람들은 우리가 무엇을 입든, 어떤 모양을 하고 다니든,

별로 관심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만약 이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면 지금 당장 두 눈을 감고 생각해 보자.

- 배우자나 연인이 어제 입은 옷은 무엇일까?

- 가장 친한 직장동료의 어제 머리 스타일은 어땠을까?

이 질문에 완벽하게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을까?

가까운 사람에 대한 인상조차 이러한데,

모르는 사람에 대해서는 어떨까.

아예 기억에 남지 않는다고 해도 무방하다.



따라서 글을 쓸 때 '다른 사람이 얼마나 관심을 가질까'를 걱정하는 건 시간 낭비다.

'내일 무지개가 뜰까?'를 고민하는 것만큼이나 쓸 데 없는 걱정이다.

답을 미리 알 수도 없고, 설령 안다고 해도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


공개적으로 글을 올린다는 것은 누군가 봐주었으면 좋겠다는 말과 같다.

혼자 보고 말 글이라면 비공개를 선택하면 되니 말이다.


그러므로 글을 쓸 때는 얼마나 많이 봐줄지를 고민할 게 아니라

어떤 내용을 전달하고 싶은지를 고민하는 게 더 낫다.


노출 수와 좋아요에 신경 쓸 시간에 한 글자라도 더 써보자.

쓰다 보면 감이 생기고 그러면 자연스레 조회수도 늘기 마련이다.

그러다 언젠가 알고리즘을 타면 수만 명이 내 글을 읽는 행운이 오기도 한다.


모든 일이 행운에 달린 것은 아니겠지만

많은 일이 행운에 달려있기도 하다.


그러니 행운에 달린 일에 너무 마음 주지 말고

스스로 정할 수 있는 일에 마음 쏟길 바란다.







오제이의 <사는 게 기록> 블로그를 방문해 더 많은 아티클을 만나보세요.

https://blog.naver.com/abovethesurf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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