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따분할 때가 있다.
'이걸 해서 뭐 하나...' 싶은 마음이 들면서 모든 게 귀찮아진다.
삶이 무료해지고 하던 일을 모두 멈추고 싶은 충동.
나는 종종 그런 생각이 들곤 하는데,
이런 생각을 주변 이들에게 이야기하면 번아웃이 온 거라고 말한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번아웃은 완전한 탈진 상태이므로,
이 정도를 두고 번아웃이라고 말하기는 조금 머쓱하다.
그냥 조금 지쳤다거나, 피곤한 탓에 노곤한 정도로 보면 될 것 같다.
살다 보면 갑자기 의욕이 왕성해지는 시기도 있는가 하면
반대로 이유 없이 무료해지고 풀이 죽는 경우도 있기 마련이다.
그런 시기가 있다는 걸 인식하고 받아들이면 마음이 조금은 안정된다.
정전이 될 걸 미리 예고해 주면, 어둠이 찾아와도 당황하지 않는 것처럼
갑작스러운 무기력감에 허둥대다 패닉에 빠지는 일을 예방할 수 있다.
물론 그럼에도 어둠은 무섭고 고통은 아프다.
고통은 그것을 인식하는 순간 현실이 된다.
어쩌면 그것은 인식했기 때문에 더 괴롭고 아픈 건지도 모른다.
왜 그렇지 않나?
우리 몸에 언제 생긴지 몰랐던 상처를 발견할 때 말이다.
분명 그걸 발견하기 전까진 아프지 않았는데,
상처를 보고 인식한 순간부터 통증이 커지기 시작하는 경험 말이다.
'모르는 게 약'이란 말도 거기서 나왔을 테다.
그럼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무료해지거나 무기력해지는 시기가 찾아와도
그걸 모르면 마음이 아프지 않다는 뜻이 되지 않을까?'
그럼 무기력을 눈치채지 못하게 하는 방법이 있을지
있다면 무엇일지 고민하게 된다.
막연한 생각이지만 '바쁘게 사는 것' 이 그 고민에 대한 답이 아닐까 싶다.
딴 생각 할 여유가 없을 정도로 바쁘게 살 수 있다면,
말 그대로 딴 생각도 못 하지 않겠나?
이런 말을 하면 '언제라도 바쁜 게 끝나는 시기가 올 텐데
그때 무료함이 한 번에 찾아오지 않겠냐'는 우려가 들 수도 있겠다.
타당한 추론이지만 나는 이런 생각을 한다.
'무료함은 파동처럼 오르락 내리락하는 것이지
순번을 기다린 채 언젠가 자기 차례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언젠가 바쁜 시기가 끝나더라도
그 시기와 무료함의 주기가 맞지 않으면 불편한 감정도 들지 않게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늘 바쁘게 살 수 있나?'라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인생에서 가슴 한 편에 꺼지지 않는 불을 만들 방법이 있을까?
아무런 고민 없이, 허무함이 다가올 틈도 없게, 영원히 바쁘게 살고 싶다.
명랑하고 경쾌하며, 어쩌면 미쳐 보일 듯이 인생을 마음껏 즐기며 살고 싶다.
자신만의 원대한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향해 묵묵히 한 걸음씩 떼어가는 것만이
그 고민을 해결할 열쇠일까?
누군가 다른 대답을 가지고 있다면 들려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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