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우울한 날이었다.
'이렇게 사는 게 맞는가' 그 대답 없는 질문에 휩싸여
불필요한 시간 소모만 이어졌다.
남들처럼 톱니바퀴 속으로 뛰어들어
다시 그런저런 인생을 보내야 할까 갈등한다.
'생각 없이 속 편하게 살고 싶다'라는 막연함에 사로잡혀
이도 저도 하지 못하는 한심한 상태에 놓여 있었다.
그러다 불현듯 힘이 솟아 '이 상황을 타개하겠다' 다짐했다가도
다시 연거푸 그저 그런 상태로 되돌아가 버린다.
대체 이유가 무엇일까.
'환경을 탓해서는 안 된다'
그 사실을 알게 되어 더욱 서글프다.
'무릇 환경이란 내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법'
이라는 말에는 나도 깊이 공감한다.
그러나 이제는 탓할 곳마저 박탈당했다는 느낌에 비통한 마음마저 든다.
지금 나의 마음이 불편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불편한 마음을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해서?
다른 사람에게 상처 주는 게 겁나서?
그런 이유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어쩌면 이것은 나의 생각이 잘못 작동한 결과가 아닌가 싶다.
이를테면 '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라던가,
'내가 잘못 생각하는 부분이 있을 거야',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는 거다.'
'오히려 내가 잘했다면 달랐겠지'처럼.
마치 신경증이 아닌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지나치게 스스로 생각을 검열한다.
맞다. 너무 지나치다.
생각에 대한 검열을 스스로 제어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모든 것을 혼자 결정할 수 있다는 사실은
좋은 의미로는 자유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방임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자신의 생각과 결정을 남에게 위탁할 수도 없는 노릇이므로
방향을 잃은 여행자가 된 꼴이다.
그러나 이런 우울함도 시간이 흐르면 나아진다.
작은 기쁜 일만 생겨도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진다.
우울함이 제아무리 깊은 어둠이라 할지라도, 어둠은 단지 어둠일 뿐이다.
작은 촛불 하나에도, 문틈으로 새어 들어오는 조금의 달빛 만으로도
어둠은 자취를 감추고 만다.
사소한 칭찬, 진심 어린 미소, 소박한 행복은 그런 빛이다.
그런 작은 기쁜 일만으로도 어둠을 물리칠 수 있다.
타인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마음.
나의 그 마음이 그들에게 작은 빛으로 전해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