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 새로운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요즘처럼 경기가 좋지 않은 시기에는 어떤 어려운 프로젝트라도
일단 생기기라도 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물론 '언제 우리나라 경기가 좋았던 적이 있었냐?'라고 물으면 마땅히 할 말은 없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각종 이슈로 경기가 급격히 나빠진 건 사실이고
그런 상황 안에서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일은 점점 어려워진다는 것 역시 부정할 수 없는 진실이다.
리더십 레벨과 영업 직군의 활약이 더욱 필요한 시기다.
어쨌든 반가운 일감이 몇 개나 연이어 생겼다.
다만 한 가지 문제가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모든 일감의 마감 일정이 겹친다는 것이다.
마음 같아선 전부 다 맡아서 하고 싶은데 그만한 절대적 시간이 부족해 난감한 상황이다.
'어쩌면 좋나... 시간을 살 수는 없나?'
일이 없을 때는 남아도는 시간이 고민이었고
일이 생기니 시간이 없어서 고민인 형국이다.
그렇다고 사람을 뽑거나 외주를 맡길 환경도 아닌 지금,
모든 일을 다 가져가고 싶은 욕심에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사람마다 영감을 주는 뮤즈 같은 사람이나
아이디어가 불현듯 떠오르게 하는 장소가 있다.
나 같은 경우에는 주로 버스에 혼자 있을 때 기발한 생각이 떠오르는데,
이번에도 역시나 퇴근길 버스에서 아이디어가 떠올랐고
나는 그것들을 열심히 받아 적었다.
내가 얻은 '모든 일을 해내는 아이디어'는 생각보다 간단했다.
그저 "미리 하는 것"이다.
조금 더 정확히는 "미리 엄청 많은 경우의 수를 모두 해 놓는 것"이다.
이 아이디어를 보고 '에게? 그게 뭐야 별것도 아니네!'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 전략은 꽤 많은 노고를 필요로 한다.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는 상태에서 무언가를 미리 해둔다는 건,
그만큼 나의 시간과 노력이 버려질 결심을 하겠다는 뜻이니까.
이건 마치 아파트를 지을지, 빌라를 지을지, 쇼핑몰을 올릴지
결정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각 공간의 인테리어를 먼저 해 놓는 격이랄까?
운 좋게 내가 해 둔 인테리어 디자인 중 하나가 채택되면 그만큼 시간을 아끼게 되는
어찌 보면 지독하고 미련하기까지 한 전력이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면 내가 미리 만들어 놓은 경우의 수 안에서
클라이언트의 의사결정이 이뤄지도록 프레임을 짜 유도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럴 권한이 없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면
오직 최대한 많은 예상 답안을 만드는 것 밖에 방법이 없다.
아무튼 나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모든 것을 수긍하기로 마음먹었다.
내가 헛발질을 100번 해서 일정 내 완수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기로 말이다.
그런 마음을 먹고 나니 무엇을 해야 할지 눈앞에 선명히 보이기 시작한다.
하나씩 우선순위를 정해 시작해 보니 또 이게 할만하다는 생각도 든다.
역시 사람 일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는 건가 싶다.
이렇게 한 번 열심히 씨 뿌리기 작업을 하면
언젠가 풍요로운 수확의 시기를 만나게 된다.
그날이 언제 올지 아무도 모르지만,
결과는 노력을 배신하지 않는다는 믿음을 갖고 한 걸음씩 나아가 본다.
그냥저냥 하는 척하는 가짜 노력이 아니라,
온 힘을 다해 성심껏 최선을 다하는 진짜 노력이 필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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