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꽃을 팔아도 되나요?

by 오제이


퇴근길, 집에 돌아가면서 동네 골목에 새로 생긴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어깨너비 정도 되는 작고 네모난 간판에는 [COFFEE]라고 쓰여있었다.

그리고 그 아래 그것보다 조금 더 작고 네모난 간판에는 [FLOWER]가 적혀 있었다.


'어라? 카페 겸 꽃집인가?'


단순히 생각해 보면 커피와 꽃 모두 향긋하다는 공통분모가 있어

같이 팔아도 어색하지 않아 보인다.


그런데 깊이 생각해 보면 두 개의 장점이 겹쳐

서로의 가치를 가리지 않을까 우려스러워진다.


어떤 가게일지 궁금해져 지도를 검색해 봤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그곳은 그저 꽃과 식물이 있는 카페였다.

아마 꽃을 이용해 신선함을 어필하고 싶었던 것 같다.


하얗게 칠한 공간에 목재 가구와 테이블, 그리고 식물로만 장식한 소박한 카페였는데,

주말에 한 번 방문해 보는 걸로 속으로 결정 내리며 나는 집에 들어왔다.



집에 돌아와 하루를 마치면서

나는 그 커피와 꽃에 관한 생각을 다시 꺼내어 봤다.


'해장국집에서 애견용품을 팔면 어떻게 될까?'

'서점에서 목공체험을 하면?'


전혀 생각지 못한 두 가지를 섞으면 기발한 아이디어가 나오지만,

그 두 가지를 섞지 않고 그대로 같이 두면 기가 찬 아이디어가 된다.


누구나 한 번쯤 그런 카페에 가 본 적 있을 거다.

카페 주인이 좋아하는 소품을 이것저것 모아 전시해 놓은 카페 말이다.

각각의 소품들은 희귀하고 예쁜 것들인데

그것들을 한 데 모아 놓으니 잡화점으로 밖에 안 보이게 된다.

좋은 것들을 모았더니 시너지는커녕 개별 가치가 떨어지고 만다.


이건 어찌 보면 사람의 능력 개발과도 연결되는 것 같다.

자기가 좋아하는 걸 모두 하고 싶은 사람과

자기가 좋아하는 단 한 가지에 집중하는 사람의 차이를 느껴 본 적 있는가.


이것은 직업적인 부분을 떠나 취미나 모든 활동에서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원리다.

한 우물을 파면 그 안에는 어떤 농밀한 매력이 생긴다.


물론 시대의 흐름과 동떨어진 분야에서 한 우물을 파면,

세간의 주목을 끄는 데 조금 더 큰 힘과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리고 어쩌면 한 우물을 파도 어떠한 특이점도 만들지 못한 채 소멸하고 말지도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한 우물을 파는 쪽이 그렇지 않은 쪽보다

자신만의 가치를 만들 확률이 더 높다는 것이다.


세상에는 이것저것 다양한 일을 잘 하는 다능한 사람도 있다지만,

그들이 주목받는 이유는 그런 사람이 흔치 않아서다.



현명한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본질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카페를 운영한다면 꽃을 추가할지 말지를 고민하기보단

물이나 원두 등 커피에 필수적 요소에서의 차별점을 고민한다.


자신의 본질을 높일 방법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그리고 실천으로 옮기자.

사실 가장 중요한 건 실천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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