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점심 시간을 할라피뇨 님과 단둘이 보냈다. 할라피뇨 님은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줄 알고, 반응도 아낌없이 건네는 좋은 리스너다. 그래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나도 모르게 말이 많아지고, 그 안에서 혼자서는 알아차리지 못했던 작은 인사이트를 남기기도 한다.
오늘도 많은 대화를 나눴는데, 가장 또렷하게 기억에 남는 순간은 ‘돈을 버는 이유’에 대한 질문이었다. 내 갑작스러운 물음에 할라피뇨 님은 아직 그 답을 찾는 중이라고 했다. 그리고는 자연스레 같은 질문을 내게 돌려주었다. 나는 그런 질문에 대해 이미 오래전부터 곰곰이 생각해 온 사람이었지만, 그 고민을 한 문장으로 또박또박 정리해 본 적은 없었다. 이번만큼은 답을 내려보자 마음먹고, 젖가락질을 멈춘 채 머릿속 생각을 빠르게 정리했다.
“저는 제가 생각한 대로 살고 싶어서 돈을 벌어요.”
조심스럽지만 단단한 어조로 그렇게 말했다. 내 생각을 실현하기 위해, 내가 상상한 삶을 이루기 위해 돈을 번다는 뜻이었다. 그리고는 말을 덧붙였다. 사유하는 삶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는 건 분명하지만, 그것이 돈을 적게 벌어도 괜찮다는 말은 아니라고. 오히려 나는 돈을 많이 벌고 싶었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 값진 것들을 경험해 보고 싶은 욕구도 컸다. 다만 그것이 내가 돈을 버는 이유에서 첫 번째 자리에 놓여 있지 않을 뿐이었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나는 내가 언젠가 반드시 돈을 많이 벌게 되리란 사실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의심하지 않으면, 그것으로 인해 괴로울 이유도 없다. 스트레스라 부를 만한 불편함조차 없다. 그러니 자연히 그 일을 해내게 된다. 마치 자전거를 탈 때 무게 중심을 잃을까 걱정하지 않듯이, 자동차를 몰며 차선을 이탈할까 두려워하지 않듯이. 때때로 자전거에서 균형을 잃고 넘어질 때도 있지만, 금세 다시 일어서듯, 잠시 차선을 벗어나더라도 곧바로 본래의 자리에 돌아오듯. 의심하지 않으면, 결국 그렇게 된다.
나는 내 가치를 ‘사유하는 삶’에 둔다. 생각하고 싶고, 그 생각대로 살고 싶다. 그리고 그 생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시간과 돈을 쓴다. “생각하는 대로 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될 것이다.”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비평가인 폴 브루제가 남긴 말이다. 이 문장은 소크라테스가 말한 “검토되지 않은 삶은 살 가치가 없다”는 말과도 닮아 있다. 자신의 삶을 곱씹고, 끊임없이 사유하며 살아가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한다.
나는 지금도 묻는다. 나는 지금 무엇을 원하는가. 내 인생에서 진정 가치를 두어야 할 것은 무엇인가. 그것들은 마치 숨결과도 같아, 한순간이라도 잃어버리면 금세 삶의 온도가 식어버린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것을 미리 정해두고 살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늘 마음 한편에 두고, 그 방향을 잃지 않으려 조용히 스스로를 지켜보는 것. 그렇게 자신을 아끼고, 삶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는 바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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