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진 그릇이 더 비싼 이유

by 오제이


일본에는 '킨츠기'라는 공예 기법이 있다. 깨진 도자기를 내버리지 않고, 조각조각 이어붙인 자리에 금이나 은을 발라 마무리하는 방식인데, 오래된 것의 상처를 감추기보다 드러내며 오히려 더 귀한 존재로 승화시키는 일본 고유의 정신, 와비사비를 상징하는 전통 기법이라고 한다.


와비사비는 단순함과 불완전함, 그리고 시간의 흐름이 남긴 자국 속에서 삶의 본질과 조화를 찾아가는 태도다. 본질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미니멀리즘과도 통하고, 한편으론 백제 문화의 '검이불루'(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다)와도 묘하게 닮아 있다.


모든 것을 완벽하게 꾸며야만 가치 있다고 여기는 시대에, 오히려 흠과 결을 끌어안고 지금 이 순간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은 얼마나 고귀한가. 점점 더 정제되고 반듯한 것들만 살아남는 이 시대에, 거칠고 삐뚤어졌지만 뚜렷한 개성이 주목받기 시작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나는 그런 사람이고 싶다. 킨츠기처럼. 완벽하진 않더라도, 깨어진 채로 버려지기보단 조심스럽게 제 조각을 주워 담고, 흉터를 금으로 물들이며 나만의 무늬를 만들어가는 사람. 그리하여 마침내 처음보다 더 귀하고 단단한 존재가 되는 사람 말이다. 내 주변에도 그런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한 번 부서지고, 몇 번 흔들려도, 그 자리에서 새살이 돋고, 더 깊게 뿌리내릴 줄 아는 사람들. 나는 그런 어른이자 선배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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