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적 관점으로 내려다보기

by 오제이


언젠가 우주여행을 하고 싶다. 어릴 적엔 우주라 하면 부루마블 게임 속에서나 나오는 허황된 이야기 같았다. 하지만 이제는 우주여행이 더 이상 꿈이 아닌 시대다. 충분한 자금과 약간의 영향력만 있다면, 우주 비행사가 아니더라도 지구 너머를 다녀올 수 있는 세상이다. 세계적 기업의 CEO에서부터 유명한 연예인들까지 우주를 밟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 이러다 보면 나 역시 생전에 우주의 흙먼지를 한 번쯤은 밟아볼 수 있지 않을까, 막연히 그런 희망을 품게 된다.



우주에 다녀온 이들은 하나같이 말한다. 파란 지구를 두 눈에 담고 돌아오면, 인류가 얼마나 작고 유한한 존재인지 절감하게 된다고. 그 이후로는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아가게 된다고 말이다. 환경 보호에 힘쓰거나, 공동체를 위한 활동을 시작하기도 한다. 그 심리적 변화에 '개요 효과'라는 이름이 붙을 정도로,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는 단순한 풍경이 아닌 인식을 전환시키는 체험이 된다.


아마도 그 감정은 시선의 위치가 바뀌었기 때문일 것이다. 지구에선 언제나 우주를 바라보는 쪽에 서 있었지만, 우주에선 그 끝없이 광활한 배경 앞에서 지구를 내려다보게 된다. 이전과는 전혀 다른 관점에서, 압도적인 경이로움 속에서 초월적 감정이 뒤따랐으리라.


하지만 그런 감정이 꼭 우주에 가야만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비행기 한번 타본 적 없는 사람도, 심연의 사유 끝에서 그런 감각을 발견하곤 한다. 우리도 문득문득 느끼지 않던가. 나이아가라 폭포 앞에 섰을 때, 거대한 초원을 마주했을 때,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웅장함에 그저 압도당하며, 자연 앞에 한없이 작아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그런 순간들 말이다.



나는 산책을 하다 개미 행렬을 만나곤 한다. 줄 맞춰 열을 지어 걷는 개미 무리를 바라보다 보면, 그 작은 생명체들 속에 복잡하고도 정교한 시스템이 숨 쉬고 있다는 사실에 감탄하게 된다. 개별 개미가 아닌, 하나의 집단으로서의 자연. 그것을 인지하고 나면, 나 역시 그 흐름 안에 놓여 있는 존재가 아닐까, 지구 반대편 사람들과도 어떤 식으로든 이어져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따라붙는다.


이렇게 내가 이 자연의 일부라는 사실을 실감할 때면, 나는 마치 우주에서 지구를 내려다본 듯한 경이로움에 사로잡히면서도, 동시에 내 존재의 자그마함에 갑자기 움츠러들게 된다. 하지만 그 작음이 부끄러운 것이 아님을 안다. 겸손하고, 다정하고, 남을 위해 무언가를 베푸는 삶이야말로, 결국은 나 자신을 위한 삶이라는 것을, 그 단순하고 근본적인 진실을 다시금 떠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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