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나 역시 그렇다. 꽤 많이, 그리고 자주 실수하고, 종종 깊이 후회한다. 내가 가장 자주 저지르는 실수는 말실수다. 사람들과 대화하고 돌아설 때, 때때로 마음이 휘청거린다. '아, 그 이야긴 왜 꺼냈을까. 너무 앞서 말했어. 그런 의도가 아니었는데...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머릿속이 복잡하게 어지러워지고, 잠자리에 들기 전엔 늘 마음이 어수선하다.
말을 조심하자 수시로 다짐하면서도, 금세 후회할 일을 만든다. 나 자신이 답답할 만큼 그런 일이 반복된다. 이쯤 되면 차라리 아무 말도 하지 말아야 하는 거 아닐까 싶다가도, 그렇게 되면 점차 사람들과의 거리가 멀어지고, 결국 고립되고 외로워질까 두렵다. 말을 하면 후회가 남고, 말을 줄이면 외로움이 찾아온다. 진퇴양난이다.
좋은 언어를 사용하고 싶어서 책을 읽고, 강의를 듣고, 표현 하나에도 신중하려 애쓰지만, 그것만으로는 늘 부족하다. 비즈니스 자리에서는 실수가 덜하다. 유독 일상적인 대화에서 실수가 잦은 걸 보면, 내게는 공감의 능력이 모자라거나, 좋은 대답을 꺼내는 감각적인 센스가 부족한지도 모르겠다.
실수를 막을 수 없다면, 실수를 쉽게 털어내기라도 하고 싶다. 그 정도야 아무것도 아니라며 웃어넘기고 싶다. 하지만 내가 실수를 저지르는 대상은 대부분 내가 아끼고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마음이 더 무겁다. 미안함은 쉽게 잊히지 않고, 괜한 말 한마디에 그 사람 마음에 작은 금이라도 가지 않았을까 싶어, 자꾸만 나 자신을 탓하게 된다.
이런 일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실수 안에서 무언가를 배워야 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나는 대화 중 내가 놓친 부분, 어긋난 맥락, 미처 읽지 못한 표정을 되짚는다. 마치 바둑에서 복기하는 심정으로, 더 나은 다음을 위해 노력한다. 타고난 센스가 부족하면 노력으로 채우겠다는 마음으로.
하지만 참 마음 같지 않다. 센스라는 건 본래 반사적으로 튀어나오는 감각이니, 노력으로 만들어내기엔 버거운 모양이다. 머릿속에서 문장을 정리하느라 말을 잇지 못하고, 대화 중간에 멈칫하게 되는 순간이 많아진다. 말이 느려지거나, 하다가 멈추는 횟수가 늘어난다. 그렇게 어색한 대화가 이어지면서 입은 마음이 점차 무거워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사람들과 계속 대화하고 싶고 오랜 시간 함께 하고 싶다. 실수를 하더라도,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 주고 눈감아줄 수 있는 단단한 사람들이 곁에 있어서 좋다. 쉽게 무너지지 않는 단단하고 질긴 인연을 많이 만들고 싶다. 그런 바람이 끊임없는 실수 속에서도 나를 움직이고 공부하게 만든다.
센스가 부족하더라도 진심은 결국 닿을 수 있다고 믿는다. 오늘도 나는 그 믿음으로 다시 대화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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