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도 멘탈 스포츠

by 오제이


어제는 한국과 중국의 축구 경기가 있었다. 6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동아시아 대회라고 한다. 10년 전이었다면 열정적으로 전 경기를 챙겨 봤겠지만, 요즘엔 이상하리만치 관심이 잘 가지 않는다. 경기가 있다는 걸 잊고 있다가, 전반이 거의 끝나갈 무렵이 되어서야 TV를 켰고, 주요 장면은 이미 지나간 뒤였다.


결과는 3-0, 한국의 압도적인 승리. 듣자 하니 한국은 주축 선수들이 빠진, 일종의 2군 멤버로 팀을 구성했다는데도, 중국은 제대로 힘도 쓰지 못하고 고개를 떨궜다. 경기 직전까지는 중국이 “이번에는 다르다"라며 승리를 자신했다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또 한 번의 완패였다.



나는 어릴 적부터 늘 궁금했다. 중국은 왜 축구만큼은 늘 제자리일까? 세계에서 손꼽히는 인구수, 막강한 자본력, 국가적 위상을 생각하면, 최소한 ‘괜찮은 팀’ 정도는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도 해마다 실망스러운 성적을 반복하는 걸 보면, 단순한 실력의 문제가 아닌 듯하다.


생각해 보면, 자본과 인구만으로는 메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분명히 있다. 미국이나 러시아처럼 세계를 쥐락펴락하는 나라들도 피파 랭킹은 기대 이하다. 국가의 크기, 인종 구성, 정치체제 등 명확한 원인을 짚기도 어렵다. 중국인은 겉모습만 보면 한국인이나 일본인과 크게 다르지도 않은데 말이다. 어떤 이는 인프라 차이라고 하지만, 솔직히 말해 한국의 축구 인프라가 중국보다 뛰어나다고는 보기 어렵다. 작년을 뜨겁게 달군 잔디 논란만 봐도 말이다.


흥미로운 건, 축구에는 ‘천적’이라는 개념이 있다는 점이다. 기량이 출중한 팀도 특정 상대만 만나면 유독 힘을 못 쓴다. 그건 일종의 심리전이다. 축구는 멘탈의 스포츠라는 말처럼, 한 번 ‘상대에게 약하다’는 인식이 자리 잡히면, 팀이 아무리 바뀌어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다. 이미 마음속에 조성된 불안이 경기를 흔들고, 선수들의 발끝까지 영향을 끼친다.


우리나라 양궁 선수들이 ‘자기 확언’을 통해 편도체를 안정화시키는 멘탈 훈련을 한다던데, 중국 축구도 그런 심리적 처방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결국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마음의 기세, 흐름의 공포에서 비롯된 것이다.


요즘 나는 자주 멘탈의 중요성을 실감한다. 어떤 사람은 큰일이 닥쳐도 뿌리 깊은 나무처럼 굳건하게 제 자리에 서 있고, 어떤 사람은 사소한 일에도 팔랑거리며 흔들리고 쉽게 무너진다. 나는 단단한 사람이고 싶다.


인생도 알고 보면 멘탈 게임이다. 흔들리지 않은 사람이 결국에 웃고, 쉽게 꺾이지 않는 사람이 높은 곳까지 다다른다. 나도 인생이라는 거센 경기장에서, 크고 작은 사건을 마주치며 굳세게 중심을 잡고,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되겠다.








독립출판사 오버플로우 히든

살면서 경험한 다양한 이야기를 기록하고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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