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가 되는 계획력

by 오제이


일명 파워 J. 나는 철저한 자기 통제형 인간이다. 계획을 세우는 걸 좋아하고, 도장 깨기를 하듯 하나하나 실천해나가는 걸 즐긴다. 나의 인생은 계획의 집합이다. 단순히 큰 그림을 그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1년 단위에서부터 분기, 월, 주, 일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시간을 계획적으로 살아가려 애쓴다.


계획은 내게 있어 일종의 연료다. 특히 일을 할 때 그 위력은 놀라울 정도다. 잘 만든 계획은 마치 나침반처럼 방향을 잡아주고, 동력처럼 추진력을 만들어낸다. 나는 여러 프로젝트를 거치며 이 사실을 수도 없이 목격했다. 물론 아무리 정교한 계획도 때로는 무너지고 만다. 하지만 그 반대는 드물었다. 계획 없이 좋은 결과를 낸 기억은 거의 없다. 모든 일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더라도, 계획이 있으면 적어도 길을 잃지는 않는다.



‘내가 이 일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때면, 일단 계획부터 세워본다. 계획을 세우는 과정은 막연한 생각을 구체화시키는 힘이 있다. 해야 할 일의 감을 잡게 되고, 실행으로 옮길 수 있는 근거가 생긴다. 실행력이라는 나무에 양분을 공급하는 것이 바로 계획이다.


물론 계획이 늘 순기능만 하는 건 아니다. 나는 가끔 계획만 세우다 정작 일을 망친다.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경우다. 한 번은 회사에서 보고서를 준비하면서 표지를 만들고 작성자와 날짜를 넣은 뒤, 목차를 고민하다 하루를 다 보냈다. 이것저것 기획하느라 시간을 다 써버린 나는, 정작 본문을 쓸 때는 집중력도, 에너지도 바닥이 나 있었다. 결국 급하게 마무리한 보고서는 내가 보아도 아쉬운 결과물이었다.



그래도 그런 실패들이 무의미하진 않다.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점차 노하우가 쌓인다. 두렵다고 피하지 않고, 귀찮다고 미루지 않고, 계속 시도하다 보면 실력은 늘기 마련이다. 나도 이제는 어떤 일에 얼마만큼의 계획이 필요한지를 가늠할 수 있는 감각이 생겼다.


계획은 한 자루의 검과 같다. 다루는 법을 익히지 못하면 오히려 자신을 다치게 한다.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여러 번 베이고 깨지는 과정을 피할 수 없다. 기본기를 쌓고 나면, 그 위에 자기만의 방식이 만들어진다. 그렇게 시행착오 속에서 자신만의 검술이 다듬어진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검을 ‘휘두르기’ 전까지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손에 쥐고 있기만 한다고, 머리로만 연구한다고, 무엇이 잘려나가지는 않는다. 손에 쥔 검이 나무를 자를 수 있는지, 돌을 깰 수 있는지는 실제로 그것을 휘둘러봐야만 알 수 있다. 때로는 부서지고 다치는 그 과정을 거치며 비로소 나만의 칼이 만들어진다. 상처 끝에도 다시 칼을 쥐는 것, 그것이 계획을 다루는 사람의 자세다.








독립출판사 오버플로우 히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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