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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소비자가격

by 오제이


내 행복은 저렴하다.

하루에 5천 원이면 충분히 행복해진다.


사실 그 5천 원도 커피의 평균 가격일 뿐,

근처에 메가 커피가 있다면 하루 1,700원으로도 거뜬하다.


나는 행복을 돈으로 살 수 있다고 믿는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은 돈으로 살 수 없다’고 말하지만

그 말은 반만 맞고 반은 틀리다고 생각한다.



행복을 돈으로‘만’ 살 수 있다고 말한다면 틀리다.

그러나 행복을 돈으로‘도’ 살 수 있다고 말한다면 맞다.


돈이 있으면 반드시 행복한 건 아니고,

돈이 없다고 해서 반드시 불행하지도 않다.


반면 돈이 있어서 행복할 수도 있고,

돈이 없어서 행복하지 못할 수도 있다.


돈은 돈이고 행복은 행복일 뿐이다.

돈이 단지 수단인 것처럼 행복도 단지 감정일 뿐이다.


나는 행복을 5천 원에도 살 수 있고

누군가는 행복을 500억에도 살 수 없다.


그렇다면 5천 원의 행복과 500억의 행복 가운데 어느 쪽이 더 무거울까?

그 둘의 무게를 저울질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한 명.

자기 자신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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