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강아지는 복슬강아지

나에게도 드디어 반려견이 찾아왔다.

by 아브리

2024년 7월, 친구 반려견을 잠시 맡으며 글​을 썼었다. 내용인즉슨 나도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는, 그러면서도 강아지 생태계에 한탄하는 그런 이야기.


당시 유기견 보호소에서 강아지를 데려오고 싶다고 이야기했었고 그 마음은 지금도 변하지 않았건만, 현실은 달랐다.


어느 정도 일상이 자리 잡은 후 반려견을 들이고 싶다는 생각을 꾸준히 해왔다. 대형견은 여러모로 사정이 되지 않아 소형견을 알아보고 있었는데, 이게 웬걸. 일 년이 넘게 기다리고 찾아봐도 주변 보호소에는 소형견들이 들어오지 않았다. 미국이라 그런지 소형견은 수는 적지만 인기견종이라 보호소에 잘 들어오지 않고 들어와도 내부에서 이미 데려간다는 ‘카더라’를 들었다. 그래서 고민 고민하다 전문 브리더를 찾아갔다. 열심히 알아보고 국가에서 인증도 받았다는 브리더를 수소문해 갔다. 기대와 긴장으로 인해 일주일 내내 잠을 한숨도 못 잔 건 덤이다. 반려견 입양 치고 막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했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괜찮았다.


그렇게 만난 아이가 우리 ‘밤비’다.


나의 작고 소중한 밤비는 빨간 토이 푸들이며 여자아이다. 처음 만나러 갔을 때 자기 형제자매들보다 작고 왜소해서인지 구석에서 웅츠리고 있었다. 원래 눈여겨보던 아이는 따로 있었는데, 그 아이는 매우 활기차고 당돌했던 반면, 밤비는 그 아이에게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기를 못 폈다. 그게 마음에 걸려 밤비를 더 눈여겨보게 되었는데, 방문했던 한 시간가량 동안 나에게 안겨 잠이 든 밤비를 두고 올 수 없었다. 밤비의 부모들도 건강하고 유순했고 형제자매들도 건강한 것을 보니 괜찮은 곳이라는 확신이 서 그 자리에서 밤비를 데려오게 되었다. 브리더분도 우리를 보시곤 마음에 드셨는지 원래는 입양을 결정해도 강아지를 바로 데려가지 못하지만, 고민 끝에 우리에 한에 특별히 허락해 주셨다. 혹시 몰라 미리 사료와 침대, 그리고 켄넬까지 구비해 둔 것이 참 다행이었다.


밤비는 토이 푸들 중에서도 작은 편이라 콩알만 했다. 걷다가 부서질까 한 걸음 한 걸음 신경 써 보았다. 첫 일주일은 거의 밤을 지새우다시피 하며 신생아 보듯 봤다. 집에 적응시키자마자 주변에서 가장 평이 좋은 동물 병원에 등록했다. 무엇 하나를 살 때에도 밤비 관련된 거라면 “세상에서 가장 좋은”이라는 문구를 앞에 붙여 찾아보았다. 한 순간에 온 마음을 다 주었다. 자기는 개보다는 고양이 파라던 남편도 어느새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존재가 밤비가 되었다고 한다.


밤비를 신경 쓰다 보니 오히려 나 스스로도 챙기게 된다. 밤비가 초반에 변비로 고생을 해 유산균을 챙겨주는데, 덕분에 나도 생전 처음 유산균을 사서 같이 챙겨 먹는다. 나를 온전히 의지하고 사랑해주는 존재가 있으니 나 또한 지켜야 하니까.


우리에게 와 준 소중한 아이, 오래오래 건강하고 행복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