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2월 16일
오후 5:30, 아주 특별한 인연 옛 친구 크리스티나를 만나, 가볍게 맥주를 한 잔 하고, 저녁을 먹을 예정이다.
열심히 학부 3학년을 다닐 때인 2003년에 사귀게 된 캐나다 원어민 선생님 Christina. 제일 친했던 대학동창 언니 K의 직장 동료였다. 수업이 매일 밤늦게 끝나는 관계로 저녁 10시쯤이면 만나서 놀았던 듯하다. 영어를 못하던 시절 나의 말도 안 되는 영어를 다 알아들어 주었던 친구이다.
크리스를 소개하자면, 토론토에서 나고 자라 한국에서 처음으로 타지 생활을 하던 크리스는 한국체류 기간 동안 그야말로 산전수전 공중전을 다 겪었다. 당시는 나도 어려서 뭔가 많은 도움을 주진 못했지만, 집주인의 괴롭힘(?)과 어학원 원장님의 횡포(?) 등을 전해 들을 때면 같이 분통을 터뜨리며 술잔을 기울였던 그런 친구사이이다. 그러다 보니 1년이란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말 많이 친해졌다. 당시 다른 선생님들도 같이 친해지고 1년 동안 쌓인 추억들이 많다.
1년 한국 생활을 마친 크리스는 그다음 해 캐나다로 돌아갔고, 고향 토론토가 아닌 내 사랑 밴쿠버로 갔다. 밴쿠버 아쿠아리움에 근무하며 지구환경을 지키는 일에 노력을 쏟고 있었다.
크리스는 원래 환경과 기후변화에 매우 관심이 많았다. 2003년에 크리스와 좀 친해지고 나니, 크리스는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해도 되냐며 조심스레 물었다. “혹시 세계가 물부족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알아?” 나는 크리스의 손을 꼭 잡고 이렇게 답해줬다. “괜찮아! 크리스티나! 너희 나라는 나이아가라 폭포가 있잖아!!! 물이 부족할 일은 없어!” 한바탕 웃음이 터지고, 그 후로 나는 환경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접근하여 해결책을 제시하는데 사회적 역할을 하려는 크리스의 태도에 고무되었다. 그 일을 계기로 나는 처음으로 물부족이나 탄소배출량 등 지구환경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하게 되었다.
2004년, 밴쿠버로 떠난 크리스티나와 다시 만날 기약이 없던 차, 나는 학교 장학프로그램에 선발이 되어 시애틀과 밴쿠버를 가게 되었다. 크리스는 나와 동행한 동생들을 자기 집에 식사 초대를 해주었고, 우리 홈스테이 맘 Sue도 크리스티나가 매우 특별한 친구라며 식사에 초대해 파티를 열어 주었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참 고마운 일이다!
그 후 캐나다를 여러 번 방문했지만, 크리스를 볼 수 없었다. 몇 해 지나지 않아, 크리스는 뉴질랜드로 떠났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환경운동을 해야 한다고… 그러더니 환경에 도움이 되는 인사관리 회사의 CEO를 하더니, 지금은 탄소관리 및 기후변화에 대한 회사를 진단 관리해 주는 회사의 COO이다. 구글에 크리스티나 이름을 검색하면, 주르륵 검색결과가 나온다. “성공했다!!! 내 친구!!! “
코로나 후 사업들이 다 제자리를 찾아가며, 크리스티나는 뉴질랜드에서 COO를 한 그 회사에서 캐나다 지사로 발령을 받아 23년 여름에 크리스는 남편과 강아지 Aiko와 함께 토론토로 이주를 했다.
사실 나의 이번 방문이 원래는 밴쿠버만 들르는 것이었지만, 20년 만에 보는 친구 크리스티나를 만나기 위해 토론토 일정을 추가하였다. 혼자가 아닌 둘이 되어 만난 친구와의 수다시간 더 특별한 시간이었다! 반가워요~ Hamish!
부부 일심동체 해미시와 크리스 모두 맥주박사이다! 추천해 주는 맥주를 한 잔 시키고 지난 20년 세월을 빠르게 요약 정리하며 공유했다. 크리스도 나도 참 열심히 살았구나 싶었다.
맥주를 다 마시고, 옮겨간 곳은 바로 옆 식당! 독일식 식당이라고 한다. Schnitzel이라는 독일음식이다. 흡사 돈가스를 연상시키는 모양이다. 크리스는 소시지 구이를 시키고, 해미시는 슈니젤, 나는 버거스타일 슈니젤을 주문했다. 맥주랑 같이 먹기는 필수코스!!
왜 아래사진 갑자기 찍었는지 기억이 안 나지만, 라이트 켜고 사진 찍기! 빛이 퍼지는 것이 뭔가 몽환적 분위기!! 두 인물은 만화 그림 같이 되어 버렸다. 특수효과 사진 같으니 소장각!
서버에게 부탁해서 셋이 기념사진도 찍고, 즐거운 식사를 마쳤다. 배가 터지게 많은 양이었지만, 거의 다 먹었다! 독일 음식에 대해 호감도가 상승했던 시간이었다. 밴쿠버에선 한식당도 추천해 주었던 크리스티나! 음식 맛 감별이 뭔가 나랑 잘 맞는다!
카페 앉아서 창밖에 보이던 성당도 인상 깊어서 나오자마자 정면에서 찍었다. St. Patrick's Catholic Church! 유럽의 성당들에 비하면 미니어처 성당 수준이지만 이 건물이 1908년에 지어졌다고 하니, 관광적 기능은 별로 없을지 몰라도 역사적으로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 건물이 아닐까 싶다.
20년 만에 만난 크리스와는 어색함이 제로여서 더욱 즐거웠다. 처음 만난 해미시도 어색함보다는 친절함을 더 읽을 수 있었던 시간! 크리스네 부부와 아쉬운 작별을 하고, 이제 열심히 가까운 지하철역 Dundas 역으로 걸어간다. 아 이 부부는 나의 토론토 마지막 밤도 함께 해줄 예정이다!
가는 길에 반가운 네네치킨 간판! 역시 치킨은 K치킨! 한식당 김치 코리아 하우스도 보인다.
드디어 Dundas역 도착! 유니온 역에 가서 21:47 기차를 타고 귀가한다. 옛 친구도 만나고, 오늘 하루가 매우 알찼다!!!
아쉬웠던 점!
이날 맥주를 마셨던 펍 Village Genius Pup건너편에 꼭 들러보고 싶었던 Art Gallery of Ontario가 있었다. 귀국 후 지도 보며 그 사실을 파악! 토론토를 다시 가야 하는 핑계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