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복수에 관한 소설
공사를 하는 게 아니라 단순히 청소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같은 청소라도, 사용자가 마치 혼자 단독주택에 살고 있는 것처럼 마음껏 물건들을 내던지면 그런 소리가 날 수 있다는 것을 지예는 오늘 처음 알았다.
입주청소를 할 때보다 더 사운드의 크기와 질이 업그레이드 된 이유가 뭘까. 이사 온 날이니까 이해해야겠다 생각하고 지예는 오늘 마감인 일에 집중하려고 했다. 저러다 말겠지 싶기도 했으니까. 하지만 소리의 주인은 한 시도 쉬지 않고 움직였다. 두 시간 정도 지나자, 지예는 자신이 듣고 있는 소음이 윗집의 것이 맞기는 한지 확인해 보기로 했다.
올라가 본 513호의 문은 활짝 열려 있었다. 그래서 지예는 굳이 보려하지 않아도 내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이사를 온 직후라서 짐을 풀고 있다던가 하는 상황을 상상했지만 아니었다. 포장이사를 했는지 이미 짐은 거의 정리가 되어 있는 상태였다. 그러면 도대체 무엇 때문에 쿵 소리가 나는 걸까. 분명 박스에서 뭔가를 꺼내는 거구나 생각을 했는데. 그리고 발소리의 주인은 대체 누구일까 싶었다.
아마 문을 열어놓지 않았다면 발소리의 주인을 그만큼 확신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현관문이란 철제이고 꽤나 육중하고 두꺼워서 낮은 음 진동을 상쇄해주니까. 그러나 문이 열려있었기 때문에 지예는 정확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었다. 발이 쿵쿵대는 소리는 한 여성에게서 나왔다. 그녀는 검은 색 뿔테안경을 끼고 있었고, 줄무늬 티셔츠를 입고 있었으며 키가 상당히 커서 175정도는 되어 보였다. 그리고 덩치가 있었다. 좀 지나치게 있어서 몸무게가 100kg는 훌쩍 넘을 것 같았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안을 반 정도 달려서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데는 남편의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였다.
여보 나 콜라 한잔만.
응 자기야 잠깐만 기다려.
그 친절한 여인은 재빨리 주방으로 달려가 컵을 찬장에서 꺼내고는 찬장 도어를 힘차게 쾅! 닫았다. 그리고 쿵쿵쿵 하며 멀지 않은 싱크대에서 그 컵을 씻고, 다시 쿵쿵쿵하며 콜라가 있는 곳으로 간 다음, 다시 쿵쿵쿵하며 상당히 먼 위치에 있는 컵받침을 꺼내 물컵을 그 위에 올렸다. 그 다음에 다시 쿵쿵쿵하며 달리듯이 움직여 남편의 바로 앞에 위치한 테이블에 그것들을 쿵! 하고 내려놓았다.
아래에서 듣기에는 거대 물체를 떨어뜨리고, 다시 거기에서 물건들을 바닥에 쏟는 전형적인 이사짐 정리라고 여겼던 것은 사실이 아니었다. 그러자 남자는 아무런 보호조치가 되어 있지 않은 테이블을 거칠게 끼익 하고 끌여들여 자신의 앞으로 움직였다.
그 사이에 뿔테의 여인은 부산스럽게 움직였다. 콜라를 여는 데 소비된 껍질을 멀리에 있는 쓰레기통까지 가서 쿵쿵쿵하며 버리고, 다시 ‘나도 한 잔 마셔야겠다’라면서 같은 행동을 반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