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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기일전(心機一轉)

집 정리 100일의 기록

by 나무처럼

1. 심기일전(心機一轉): 어떤 동기가 있어 이제까지 가졌던 마음가짐을 버리고 완전히 달라짐.


- 어떤 동기: 아들과의 칭다오 여행

- 이제까지 가졌던 마음가짐: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집안정리는 내 알 바 아니다, 아몰랑

- 완전히 달라짐: 천천히, 차곡차곡 집 정리를 한다


아들과의 칭다오 여행이 동기였다. 아니, 정확히는 원장맥주가 동기였다.

원장맥주를 사러 칭다오에 가고 싶었으니.

직장 후배가 칭다오 여행을 다녀오며 건네준 원장맥주 1병이 날 움직이게 했다.

집 정리를 하도록.

폭발 직전의 집 상태를 해놓고 해외여행이 웬 말이란 말인가.

최소한의 정리는 해놓고 떠나야 한다.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지나온 시간이 얼마던가.

엉망진창인 집을 보면서도 어찌 그리 몸이 안 움직이던지.

갱년기 탓이었을까, 수면장애 탓이었을까, 갱년기 수면장애 탓이었을까.

그래, 이유는 묻지도 따지지도 말자.

이젠 완전히 달라질 것을!(이라고 다짐은 계속 해야지)

집 정리 100일의 기록을 담기로 했다.

천천히, 지치지 말고, 구석구석 담아보자.


5월 연휴 동안, 냉장고, 김치냉장고 정리에 이어

오늘은 종이박스 정리를 시작했다.

그나저나, 이 종이들을 직접 내다 팔면 얼마 정도 받을까?

원장맥주 두어 병은 사 마실 수 있으려나.

이런, 모든 사고가 맥주를 중심으로 이뤄지는구나.

원장맥주, 네가 심기일전의 동기 맞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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