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정리 100일의 기록
2. 전화위복(轉禍爲福): 재앙과 근심, 걱정이 바뀌어 오히려 복(福)이 됨.
내겐 근심거리였다. 심히 걱정되었다.
집 상태는 이보다 더할 수 없는 재앙 수준이었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세계,
나,라는 인간의 바닥을 보는 듯했다.
그러나 몸은 움직이지 않았다.
될 대로 돼라, 자포자기의 심정이었다.
우울증인가 의심도 해봤다.
식욕이 떨어지지 않는 걸로 봐선 지나친 비약인가.
여행 계획을 계기로 움직이기 시작했고
즉흥적으로 기록해야겠다, 마음먹은 건
스스로의 머리를 격하게 쓰다듬어 주고 싶다.
일과를 마친 후 새책을 내신 작가님의 북토크에 다녀왔다.
지하철을 타고, 걷고, 두 시간 내내 경청하고
다시 지하철을 타고, 걷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바로 쓰러져 눕고 싶었으나(불과 며칠 전만 해도 그리 했겠으나)
삼일천하도 아닌 하루천하로 끝낼 수는 없어
현관 청소를 하고 기록을 남긴다.
북토크 중 '글 쓰는 행위 자체만으로도 스스로를 치유하는 길이니......'라는 이야기가
유난히 더 크게 울렸다.
하루하루, 차근차근, 쉬지 않고 가다 보면
몸과 마음, 내 일상이 더 건강해져 있겠지.
복 짓는 일을 시작한 나, 무척 칭찬해
그나저나 어쩌다 보니 사자성어로 제목을 지었는데
묘하게 계속 이어가고 싶네.
100개의 사자성어를 알긴 아니?
아, 작가님께서 오늘 밤엔 많은 이들에게
이 인사를 전하라 하셨다.
잘 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