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과 지능의 이름들』 제10편 인공지능 이후의

― 정확한 이름이 만드는 신뢰

『인공지능과 지능의 이름들』 제10편 인공지능 이후의 언어

― 정확한 이름이 만드는 신뢰


이 연작의 끝은 새로운 주장을 더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살핀 것은 하나였다.

기술보다 먼저 굳는 것은 언제나 이름이며, 이름이 굳는 방식이 사회의 책임 구조를 결정한다는 사실이다.


인공지능이라는 말은 이미 일상어가 되었다.

그러나 일상어가 된 순간, 구분은 사라졌다.

판단하는 것과 계산하는 것, 학습하는 것과 반복하는 것, 책임지는 것과 책임지지 않는 것이 한 이름 아래 섞였다.


이제 필요한 것은 더 멋진 용어가 아니다.

다시 나누는 일이다.

인공지능이라 부를 것과 자동화라 부를 것을 가르고, 연구 표제와 생활 언어를 구분하며, 약칭과 번역어의 자리를 정돈하는 일이다.


이 작업은 느리고 번거롭다.

그러나 이 과정을 건너뛰면 신뢰는 생기지 않는다.

기술을 믿지 못해서가 아니라, 이름이 흐려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공지능 이후의 과제는 분명하다.

새 기술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말을 다시 세우는 일이다.

정확한 이름을 쓰는 사회만이 기술과 함께 살아갈 수 있다.


이로써 연작은 끝을 맺는다.

그러나 질문은 남는다.

우리는 앞으로도 이름을 이렇게 다룰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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