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기록 속에서 만난 ‘위험’ 이야기 —

제9편 관계의 뒤섞임

삶과 기록 속에서 만난 ‘위험’ 이야기 — 제9편 관계의 뒤섞임


기록은 사람을 이어 놓는다.

부와 모, 자와 손, 형제와 자매.

그 줄을 따라가면 한 집안의 흐름이 드러난다.


남전도 그렇게 읽었다.

관계가 적혀 있으면 그 연결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기록은 사람을 바르게 이어 준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다시 멈추었다.


같은 사람이 서로 다른 집안에 놓여 있었다.


한 줄에서는 딸로 이어지고

다른 줄에서는 전혀 다른 계보 속에 들어가 있었다.


그 자리에서 멈추었다.


사람이 바뀐 것이 아니라

관계가 잘못 놓여 있었다.


그제야 알게 되었다.


기록은 사람을 이어 주지만

그 연결이 언제나 맞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제적등본 한 장에는

입적, 전적, 호주 변경, 신고 지연이 겹쳐 있다.


그 과정에서 관계는 쉽게 뒤섞인다.


그래서 생기는 위험이 있다.


적혀 있는 관계를 그대로 따라가는 순간

한 사람이 두 집안에 동시에 놓이고

그대로 읽으면 혈통이 갈라진다.


이것이 아홉 번째 위험이다.


관계의 뒤섞임.


관계를 보되 그대로 믿지 말아야 한다.

그 관계가 형성된 시점과 맥락을 함께 보아야 한다.


언제의 관계인가

어떤 과정에서 생긴 것인가


그 두 가지를 따져야 비로소 연결이 바로 선다.


남전은 그날 이후 관계를 다르게 읽기 시작했다.


줄을 따라가지 않고

사람을 중심에 두고 다시 연결한다.


앞뒤를 끊어 보고

시점을 맞추어 다시 잇는다.


그렇게 하나씩 바로잡아 가자

끊어졌던 흐름이 다시 이어졌다.


기록은 그대로였지만

관계는 다시 살아났다.


이 연작은 그 복원의 과정이다.


관계는 적혀 있어도

그대로 따르면 길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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