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성교육 길잡이 — 제2편

아이 곁에서 생각하기(近思)

우리 아이 성교육 길잡이 — 제2편

아이 곁에서 생각하기(近思)


앞선 글에서는 한 기사를 계기로 오늘날 성교육 논쟁의 여러 층위를 살펴보았다. 성교육을 둘러싼 논의는 때로 지나치게 격렬해 보인다. 누군가는 너무 이르다고 말하고, 또 누군가는 더 솔직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논쟁의 한가운데에서 정작 놓치기 쉬운 질문이 있다.


우리는 무엇을 기준으로 성교육을 생각하고 있는가.


성교육을 이야기할 때 흔히 거창한 이론이나 제도를 먼저 떠올린다. 학교 교육 과정, 교재의 내용, 교육 방식, 전문가의 견해 같은 것들이다. 물론 이러한 요소도 중요하다. 그러나 성교육의 출발점은 언제나 더 가까운 곳에 있다.


바로 아이의 삶과 일상이다.


아이들은 어느 날 갑자기 성에 대해 배우는 것이 아니다. 몸에 대한 질문, 친구와의 관계, 부끄러움과 호기심 같은 감정 속에서 조금씩 자신을 이해해 간다. 그 과정에서 아이가 처음 마주하는 교육자는 대개 교사가 아니라 부모다.


그래서 성교육을 생각할 때 가장 먼저 필요한 태도는 멀리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에서 생각하는 일, 곧 **近思(근사)**이다.


近思라는 말에는 특별한 뜻이 담겨 있다. 먼 이론을 말하기보다 삶 가까이에서 생각하라는 뜻이다. 아이의 나이와 생활, 질문의 맥락을 살피면서 차분히 답을 찾는 태도다. 성교육도 바로 이런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설명의 양이 아니라 태도다. 아이가 몸에 대해 묻는 순간을 당황하거나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이해를 돕는 대화의 기회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아이는 부모의 말보다도 부모의 태도를 통해 더 많은 것을 배운다.


그래서 성교육의 방향은 결국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돌아온다.


아이에게 무엇을 얼마나 가르칠 것인가보다

아이와 어떻게 이야기할 것인가.


아이 곁에서 생각한다는 것은 거창한 교육 방법을 찾는 일이 아니다. 아이가 던지는 작은 질문을 피하지 않고 함께 생각하는 일이다. 몸과 관계, 존중과 책임을 삶의 언어로 이야기하는 일이다.


이러한 태도는 성교육을 둘러싼 많은 논쟁을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한다. 상업화나 정치화의 문제 역시 결국은 아이의 삶에서 멀어질 때 나타나는 현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의 실제 삶보다 사회적 주장이나 관심이 앞서게 되면, 교육의 중심은 자연스럽게 흔들리게 된다.


그래서 성교육의 방향을 다시 생각할 때 우리는 멀리서 해답을 찾기보다 먼저 아이 곁으로 돌아와야 한다. 아이가 어떤 질문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궁금해하는지, 어떤 상황 속에서 자라고 있는지를 차분히 바라보는 일이다.


성교육은 특별한 프로그램이나 한 번의 교육으로 끝나는 일이 아니다. 아이가 성장하는 과정 속에서 대화와 이해가 조금씩 쌓여 가는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 부모와 아이는 함께 배우게 된다. 몸을 이해하는 일뿐 아니라 서로를 존중하는 태도 역시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자리 잡는다.


그래서 성교육의 첫걸음은 거창한 교육 계획이 아니라 아이 곁에 서는 일이다. 가까이에서 바라보고, 가까이에서 생각하는 것. 그 단순한 태도 속에서 성교육의 방향도 조금씩 분명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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