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성교육 길잡이 — 제5편

다시 처음의 자리에서 생각하기

우리 아이 성교육 길잡이 — 제5편

다시 처음의 자리에서 생각하기


지금까지 우리는 성교육을 둘러싼 몇 가지 문제를 차례로 살펴보았다. 논쟁이 왜 생기는지, 가까이에서 생각하는 태도는 무엇인지, 사람들 사이의 생각 차이는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지, 그리고 시대의 변화는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이제 다시 처음의 자리로 돌아와 볼 필요가 있다.


성교육이라는 말은 때로 매우 큰 주제처럼 들린다. 그러나 그 출발점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아이가 자신의 몸을 이해하고, 다른 사람을 존중하며, 관계 속에서 책임을 배워 가도록 돕는 일이다. 그 과정은 특별한 교육 프로그램이나 한 번의 수업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일상의 작은 대화와 경험 속에서 천천히 쌓여 간다.


그래서 성교육의 중심에는 언제나 아이와 어른 사이의 관계가 있다.


아이에게 무엇을 말해 줄 것인가를 고민하기 전에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아이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아이가 질문을 편안하게 할 수 있는 분위기인지, 부모가 아이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 주는지, 그리고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는 태도가 있는지 같은 것들이다.


이러한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대화는 단순한 설명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아이는 그 대화를 통해 지식뿐 아니라 사람을 대하는 태도도 함께 배운다. 자신의 몸을 존중하는 마음과 다른 사람의 몸을 존중하는 마음 역시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자라난다.


그래서 성교육을 생각할 때 우리는 한 가지를 잊지 말아야 한다.


성교육은 특별한 순간에 시작되는 교육이 아니라 아이와 함께 살아가는 과정 속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이라는 사실이다.


부모가 아이와 함께 걷고, 함께 이야기하고, 함께 고민하는 그 시간들이 바로 교육의 장이 된다. 아이는 그 속에서 자신의 몸과 감정, 그리고 관계를 이해해 간다.


물론 완벽한 부모는 없다. 모든 질문에 정확한 답을 줄 수도 없고, 때로는 당황스러운 순간도 생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완벽한 설명이 아니라 함께 생각하려는 태도이다. 아이의 질문을 피하지 않고, 그 질문을 통해 함께 배우려는 자세가 있다면 성교육의 방향은 자연스럽게 잡히게 된다.


그래서 성교육의 길은 거창한 이론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아이 곁의 삶 속에 있다. 아이와 함께 웃고, 이야기하고, 때로는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그 일상 속에서 교육은 조금씩 자라난다.


결국 성교육이란 아이에게 무엇을 가르치는 일이기보다 아이와 함께 사람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부모 역시 다시 배우게 된다. 사람을 존중하는 마음과 관계의 책임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성교육의 길은 멀리 있지 않다. 그것은 언제나 아이 곁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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