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람과 의미

생각의 뜻과 삶의 값

보람과 의미 — 생각의 뜻과 삶의 값


사람은 살아가며 두 가지 말을 자주 사용한다.


“이 일의 의미意味가 무엇인가.”

“이 일을 하니 보람이 있다.”


두 말은 비슷하게 들리지만 그 뿌리와 쓰임은 서로 다르다.


먼저 의미意味라는 말은 말과 글의 뜻을 헤아리는 자리에서 생겨난 말이다.


후한 시대 학자 **許愼허신(58?~147)**이 편찬한

**『說文解字설문해자』**에서는 다음과 같이 풀이하였다.


意의 志也지야


곧 뜻 의意란 마음이 향하는 바라는 뜻이다.


여기에 맛 미味가 더해져 만들어진 말이 意味의미이다.

문자 그대로 보면 뜻을 맛본다는 말이 된다.


그래서 동아시아 문헌에서는 글 속에 담긴 뜻을 헤아리는 일을 이렇게 표현하였다.


송나라 학자 **朱熹주희(1130~1200)**가 편찬한

『論語集註논어집주』 序說서설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보인다.


讀之愈久독지유구 但覺단각 意味深長의미심장


“읽으면 읽을수록 그 뜻의 여운이 깊다.”


여기서 意味의미는 글 속에 담긴 뜻의 깊이를 가리킨다.


그러나 보람이라는 말은 다른 자리에서 태어났다.


보람은 한자어가 아니라 우리말 고유어이다.

말이나 글의 뜻에서 나온 말이 아니라 사람의 삶에서 나온 말이다.


사람이 어떤 일을 오래 애써 이루었을 때

그 일의 값어치를 마음으로 느끼는 순간이 있다.


그때 우리는 이렇게 말한다.


“보람이 있다.”


그래서 보람이라는 말에는 언제나 세 가지가 함께 들어 있다.

•사람의 노력

•시간의 축적

•삶의 경험


이 점에서 두 말의 차이가 분명해진다.


의미意味

뜻을 이해하는 말


보람

삶의 결과를 느끼는 말


그래서 사람의 삶에서는 보통 이런 순서가 나타난다.


먼저 어떤 일의 의미를 생각한다.

그 다음 그 일을 오래 애써 이루어 간다.

그리고 마침내 그 일에서 보람을 느낀다.


뜻을 이해하는 일은 생각의 영역이고

보람을 느끼는 일은 삶의 영역이다.


그래서 의미와 보람은 서로 다른 말이지만

결국 한 사람의 삶 속에서 하나로 이어진다.


어떤 일의 의미를 알고

그 일을 끝까지 해내어

마침내 보람을 느끼는 것.


아마 이것이 사람이 일을 하며 살아가는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