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품은 뜻의 길
‘의미(意味)’의 역사 — 말이 품은 뜻의 길
사람은 오래전부터 어떤 말과 행동을 마주할 때마다 이렇게 묻곤 했다.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이 질문에서 비롯된 말이 바로 **의미(意味)**이다.
이 말의 뿌리는 두 글자에 담겨 있다.
먼저 **意(뜻 의)**이다.
이 글자는 마음 심(心)과 소리 음(音)이 합쳐진 글자이다.
『說文解字(설문해자)』에서는 이를 **志也(지야: 마음이 향하는 바)**라고 풀이한다.
곧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생각과 뜻을 가리킨다.
다음은 **味(맛 미)**이다.
이 글자는 원래 음식의 맛을 느끼는 일을 가리킨다.
입으로 맛을 느끼고 그 차이를 알아차리는 감각에서 나온 말이다.
이 두 글자가 합쳐진 **意味(의미)**는 말 그대로 보면
“뜻을 맛본다”는 뜻이 된다.
그래서 동아시아 고전에서 의미라는 말은
단순히 말의 뜻을 가리키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글이나 시 속에 담긴 속뜻을 음미한다는 뜻으로 쓰였다.
중국의 고전 문헌에서도
“意味深長(의미심장)”이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겉으로 드러난 말보다 그 속에 담긴 뜻이 깊다는 의미이다.
이 말은 조선 시대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조선의 문인들은 시와 글을 논하면서
“의미가 깊다”
“의미가 멀리 미친다”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했다.
이때의 의미는 글 속에 담긴 숨은 뜻과 여운을 가리켰다.
근대에 들어와 이 말은 한 번 더 넓어졌다.
서양 학문이 들어오면서 영어 **meaning(미닝: 뜻)**을 번역할 때
바로 이 의미라는 말을 사용하게 된 것이다.
그 결과 오늘날 의미라는 말은 세 가지 층위를 가지게 되었다.
첫째, 말과 글이 가리키는 뜻이다.
어떤 문장이 무엇을 나타내는지 설명할 때 사용한다.
둘째, 행동이나 사건이 지니는 이유이다.
어떤 일이 왜 중요한지를 묻는 자리에서 쓰인다.
셋째, 삶 전체가 지니는 가치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까닭을 묻는 자리에서 등장한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도 이렇게 말한다.
“이 말의 의미가 무엇인가.”
“그 행동의 의미를 생각해 보자.”
“삶의 의미를 찾는다.”
이처럼 **의미(意味)**라는 말은
처음에는 글과 말의 뜻을 가리키는 말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행동의 이유와 삶의 가치까지 설명하는 말로 넓어졌다.
결국 의미라는 말은
사람이 세상을 이해하려는 과정에서
조금씩 깊어지고 넓어져 온 언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바로 그 자리에서
우리는 다시 하나의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사람은 왜 어떤 일을 하는가.
이 질문이 이어질 때
비로소 다음 말, 보람이라는 이야기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