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노동의끝 #가스라이팅 #쓰레기
안녕하세요.
저는 회사라는 작은 사회 안에서,
매일 조금씩 사람을 관찰하고, 그 안에서 저를 돌아보는 사람입니다.
직장 생활은 ‘일’보다 ‘사람’이 더 어렵다는 걸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말 많은 사람, 말을 아끼는 사람, 칭찬에 민감한 사람,
작은 권위에 집착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저도 한 명의 군상으로 살았습니다.
그래서 기록하기로 했습니다.
‘회사에서 본 인간군상’이라는 이름 아래,
누구든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의 흔들림과
사람 사이의 온도차를 짧게, 솔직하게, 하지만 따뜻하게 적어보려 합니다.
혹시 지금,
감정이 맞지 않아 고단했던 하루를 보낸 분이라면
제 이야기가 작은 공감이 되기를 바랍니다.
브런치에서 ‘나’와 ‘사람’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함께 나눠보겠습니다.
제1화
입사 1년차, 나는 그 사람의 첫 장난감이었다
입사 1년 차였다.
원래는 현장직으로 일하다 사무직으로 자리를 옮긴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절이었다.
내가 부족했던 것도 안다. 문서 실수도 있었고, 아직 눈치도 없었다.
하지만 그 사람은, 내가 그의 ‘최초의 부하 직원’이었다.
조직장이 되었지만, 조직장 같지 않았다.
실무는 몰랐고, 회의는 늘 말로만 채워졌다. 책임은 없었고, 비난은 정확했다.
직접 욕을 하진 않았지만, 말 한마디로 여직원을 울게 만들 줄 알았고,
같이 일하는 사람을 메신저에서 차단하는 사람이었다.
가장 잊히지 않는 장면이 있다.
회의 자리에서, 나보다 늦게 입사한 신입이 보는 앞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 신입이랑 같은 레벨이니까, 그렇게 대해.”
그 순간 이후, 나는 그 사람에게서 천천히 지워져 갔다.
업무는 분리되었고, 책임은 늘어났으며, 결국 나는 퇴사를 준비하기에 이르렀다.
심지어 내가 만든 문서에서 내 이름이 삭제되어 있었다.
보고서 첫 페이지, 담당자란에 한 글자도 남지 않았다.
그건 ‘실적을 빼앗는 것’만이 아니었다.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일이었다.
나는 그 팀에서 점점 ‘없는 사람’이 되어갔다.
그 사람은 정확한 시간에도 집착했다.
자신은 점심시간을 융통성 있게 쓰면서도,
부하 직원이 3분만 늦어도 “기강이 없다”고 몰아세웠다.
말은 규칙 같았지만,
사실은 그저 통제받고 있다는 기분을 들게 하기 위한 장치였다.
그건 ‘지시’가 아니라, ‘하대’였다.
회사 문화가 그를 그렇게 만들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애초에 존중받아야 할 사람의 범주에 들지 못했다.
나는 버티지 못했다.
그리고 버티는 대신, 말했다.
“살려주세요.”
그 말을 꺼낸 순간, 상황은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다음 장에서는
나를 그 지옥 같은 자리에서 꺼내준 또 다른 조직장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회사에도 빌런이 있고,
히어로가 있다.
그리고 둘은,
같은 회의실에 앉아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