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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경영을 3년째 하면서, 올해 또 새롭게 느끼는 점이 있다.
우리 반에는 작년 선생님이 "분노조절..."이라고 써서 보내준 금쪽이가 있다.
첫날, 둘째 날까지 그 아이는 나를 꽤 의심스러운 눈으로 쳐다봤다.
“인정해도...혼내긴 혼내겠지”...
혼자 궁시렁거리는 소리도 들렸다.
나는 그냥 모른 척했다. ㅋㅋ
수요일쯤이었다.
아이들이 자기 잘못에 대해 용기 있게 인정하는 시간이 있었다.
그때 분명 금쪽이도 일어났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끝까지 안 일어나더라.
인정하면 혼날거라고 생각했나? 진짜 혼나지 않고 친구들이게 박수를 받아서 신기했으려나?
그런데 다음 번
‘용기 있게 인정하기’ 시간에
그 아이가 스스로 일어났고, 아이들 박수를 받고 앉았다.
아마 그때 조금 마음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싶다.
금요일에 그 아이가 다른 아이와 다퉜다.
둘 다 잘못한 점이 있었다.
둘을 복도로 데리고 나갔다.
“서로 탓하지 말고 자기가 잘못한 것만 말해보자. 누가 먼저 해볼까?”
그랬더니 바로 그 금쪽이가
자기가 먼저 잘못한 점울 말하고 사과를 했다.
솔직히 좀 놀랐다.
안 할 줄 알았다.
덕분에 그 다툼은10초 만에 끝났다.
진짜 10초 컷.
교실로 돌아와서 하던 활동을 마무리.하게 한 후,
모둠 발표시간에 아이들에게 둘을 폭풍 칭찬 해줬다.
이 둘이 싸웠는데 잘못을 인정해서 10초만에 끝났다고.
안그랬으면 쉬는시간마자 점심시간마다 남아서도 선생님이랑 이야기 하러 와야했을텐데..
너무 훌륭하다고!
그리고 그 아이의 눈빛이 조금 달라진 게 느껴졌다.
처음엔
‘이 선생님 ...믿어도 되나’...
하는 의심의 눈빛이었다면,
어느 순간부터
‘이 선생님 ...믿어볼까...’
하는 눈빛 같다.
느낌이 나쁘지 않다.
그래도 긴장의 끈은 놓지 않으려고 한다.
며칠 전에는 이런 일도 있었다.
“쟤가 욕했어요.”
“나쁜 말 들었어요.”
금쪽이가 욕을 했다는 이야기가 몇 번 들렸다.
바로 잔소리를 하기보다는, 며칠 후 아이들 전체에게 이야기를 꺼냈다.
요즘 욕을 들었다는 이야기가 몇 번 나오네.
아마 본인도 모르게 습관처럼 욕이 튀어나오는 친구도 있을 거다.
나쁜 마음이 있어서라기보다 그냥 입에 붙어서 나오는 경우도 있으니까.
그랬더니 맨 앞줄에 앉은 금쪽이가 갑자기 혼잣말을 한다.
“난데...”
순간 나도 놀라서 물었다.
“오? 너 인정하는 거야?”
“00이는 욕이 습관처럼 나오니?”
“네”...
“우리 금쪽이는 자기도 모르게 욕이 나온다는 걸 인정하는구나.
선생님은 그게 진짜 발전이라고 생각해.
어떤 친구들은 자기가 욕한지도 모르고 안 했다고 우기기도 하는데..
그렇게 인정하는게 그게 진짜 멋진 거야. 앞으로 조금씩 조심하면 더 좋겠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순간이었다.
요즘 금쪽이를 보면 작은 변화들이 계속 보인다.
준비물 이야기를 하다가
작년에 준비물을 안 가져왔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한 달?” 하고 내가 되묻자
“아니 ...한 학기요.”
그러더니
“이번에는 다 가져왔어요.”
꽤 뿌듯한 표정을 짓는다.
체육부장에도 지원하고, 선거관리위원회에도 지원하고,
요즘은 뭐든 열심히 해보려는 게 보인다.
단단경영을 하면서 금쪽이들과 나의 관계가 변하고 있다.
예전에는 혼내고 야단치면
아이는 반항하고
나는 더 화가 나고
그런 패턴이 반복됐던 것 같다.
요즘은
아이를 믿어주고 신뢰를 보여주면
아이도 나를 믿어보려는게 느껴진다.
해가 갈수록
아이들을 어떻게 대해야하는지를 조금씩 더 알게되고
예전에는 몰랐던 걸 깨닫고 있다.
그래서인지
요즘 학교가 참 재미있고 신기하다.
특히 금쪽이 덕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