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여행
1. 1일 1빵
아침에 제일 먼저 문 여는 게 빵집. (boulangerie) 호텔 조식 신청 안 하고 매일 인근 빵집에 가서 갓 만든 크로와상 (쿠아숑?) 기본으로 하나 고르고, 또한 다른 맛있어 빵들이 보이는 대로 "이거 하나, 이거 하나" (엉, 실부쁠레~) 하면서 골라 샀는데, 뭘 먹어도 맛있었습니다. 빵집이 어디에나 많이 있으니 여기저기 다녀보면서 맛을 비교해도 재밌네요. 저는 파이 or 타르트 비슷하게 두툼하게 만든 빵들이 맛있었어요. (정식 명칭이...) 바케뜨 큰 빵 하나 + 마트에서 얇은 햄과 버터 구매해서, 바케뜨 가운데를 갈라서 끼워 넣어 먹으면 이것도 식사 대용으로 좋았어요. (이게 바로 잠봉베르 바게트라고...) 마지막 귀국할 때 또 빵집 들러서 먹고 싶은 대로 한두 개씩 담아 캐리어에 넣었는데, 지금 이미 다 먹어서 '더 쓸어올 걸 그랬나...' 하며 입맛만 다시고 있습니다.
2. 가이드투어
여행 전에는 가이드 어플들도 있어서 시간/비용을 절약할 겸 셀프 가이드로 해결할까 생각도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전문가 수준으로 예술, 역사를 아는 것이 아니라면, 박물관/미술관 가이드 투어는 필수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루브르, 오르세 정도는 다들 갈 텐데, 가이드하는 분들 대부분이 파리 인문학 or 미술학 유학생 출신들이라 쉬우면서도 깊이 있게 잘 설명해 주고, 단편적인 지식이 아니라 어떤 스토리에 따른 전시물 소개를 함으로써 기억에 더 잘 남게 해 주시는 것 같아요. 가이드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대체로 비슷한 콘셉트일 것으로 보이며, 3시간 정도 투어이지만, 초등생도 르네상스나 다빈치, 그리스 신화 같은 자기가 아는 내용들이 나오니까 좋아하면서 더 잘 듣게 되네요. 그래도 약간의 사전 공부를 하고 가면 더 좋을 듯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처음에 셀프 가이드 해보려고 결재한 어플도 예습용으로 좋았어요. (투어라이브 어플) 참, 가이드 투어 + 어린애들 동반이면 성인의 뮤지엄패스는 제대로 못 쓸 거예요. 그냥 개별 예약하는 것이 낫습니다. 그리고 예약은 너무 늦지 않게 두어 달 미리 하세요. 루브르는 이제 정책적으로 가이드 투어면 예약하는 방식, 비용이 달라지는 것 같으니 정보 확인 잘하시고요.
3. 레스토랑
프랑스 식사 예절이 어쩌고 이런 사전 정보들을 듣다 보면, 레스토랑 음식 주문을 조금 어렵게 생각해서 당황할 수도 있는데, 요점은 사람 한 명당 주문이고, 각각의 한 명에 대해서, 음료수>전채요리>메인디쉬>디저트 이 순서로 골라 주문하면 됨. 대부분 메뉴판이 영어로 병기한 메뉴판 제공함. 구글 번역기 잘 활용하세요.
(주문 예시: "저는요, Drink - 1664 Blanc >> Entree - Onion soup >> Plats - Beef steak >> Dessert - chocolate ice cream, 이렇게 주시고요, 그리고 이 사람은요... Drink - Zero cola >> ...")
기본빵이 대부분 처음에 무료로 나오는데 파스타 등 먹고 남은 소스 싹싹 닦아먹는 용도로 써도 됩니다. 혹시나 거지처럼 보지 않고 오히려 권장해 주더군요. 더 달라면 보통은 더 줍니다. 미국처럼 팁 안 줘도 됩니다. 마지막 카드 결제 할 때 결재 화면에서 '팁 얼마 줄 거냐?' 물어보는 화면이 뜨는데, 글자 몰라도 대충 None 선택하면 됩니다.
4. 교통
처음에는 대중교통 타고 다니려고 '나비고이지'라는 교통카드 발급받으려고 했었지만, 4인 가족이기도 했고, 시간이 돈이라고 조언해 주는 분이 있어 시내에서는 우버택시만 타고 다녔어요. 4인기준으로는 교통비가 버스보다 2-3배 들긴 하는데, 시내 관광지의 범위가 아주 크지는 않기 때문에 구경도 할 겸 웬만한 거리(2km 이하)는 그냥 걸어 다녔어요.
우버의 경우 짐이 많지 않으면 4인이라도 가장 저렴한 Uber X 선택해도 됩니다. 짐이 많으면 comfort 같은 거 하는 게 그 세계에서 매너인 것 같네요. 저는 무시하고 그냥 Uber X 선택했는데, 운전자가 우리 캐리어 3개 인걸 보니 약간 난색을 표하다 태워주더군요. 저도 살짝 미안해서 어플 상으로 팁 조금 넣어줬어요.
5. 공연
신년에 극단이 다들 쉬기도 했고, 우리도 아이들과 같이 관람해야 해서, 가능한 공연이 제한적이었지만 나름 유서 깊은 샹젤리제 극장에서 발레 공연이 있길래 관람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포스터만 보고 '백조의 호수' 정통 발레극인 줄 알았는데, 현대적인 각색 버전이더군요. 강추할 정도는 아니지만 나름 참신했고 아이들도 내용 이해하면서 잘 봤습니다. 3층 사이드석이 저렴해서 티켓으로 예약했는데 예상보다 무대가 잘 보이더군요. 다른 전통 극장들도 비슷한 시야각이 나올 것 같습니다. 특정 극장을 따로 추천하는 의미는 아니고, 어떤 극장이든 마음이 가는 공연이 있다면 미리 예약해서 보시라는 뜻으로 올렸어요.
6. 에펠탑
에펠탑은 언제 봐도 좋았지만, 한가한 아침 시간(9-10 시쯤)에 가면 사람도 많지 않고, 호객꾼도 별로 없고 해서 그 분위기를 더 잘 즐길 수 있었습니다. 뒤편 사요 궁에서 보통 기념사진 많이 찍는데, 혹시 '파코'라고 써진 모자를 쓴 유튜브에서 유명한 흑인 아저씨가 영업하고 있으면, 한국말도 잘하고 사진도 진짜 잘 찍어주는 분이니 이 분에게 약간의 에펠탑 기념품 사주고(5유로쯤) 사진 찍어달라고 하세요. 제가 보기엔 이 분이 찍은 사진이 파리에서 젤 잘 뽑힌 사진이네요.
7. 디즈니파크
디즈니랜드 + 디즈니스튜디오 이렇게 한꺼번에 다 예매하는 것을 2 파크라고 합니다. 활발한 초등생 입장에서는 2 파크는 기본이네요. 퍼레이드나 공연쇼보다는 탈 거리에 더 흥미를 갖는 아이들과 있다 보니 유아틱 한 랜드보다는 스튜디오에서 더 시간을 보냈습니다. 사람마다 취향은 다양하니 일단 2 파크 예약하고, 출입은 자유로우니 마음 가는 대로 왔다 갔다 하면서 비교하다 정착하면 될 것 같아요. 겨울철 디즈니는 대체로 한적했고, 전부 줄 서서 탔지만 시간이 없어 못 탄 것은 없었어요. 스튜디오에서 특히 어벤저스 어셈블은 너무 재밌어서 3번 탔어요. 한 번 더 못 탄 게 아쉽네요. 스파이더맨도 스릴은 없지만 콘셉트가 웃겨서 나름 재밌었어요. 역시 새삥이 좋아요. 그래도 마무리는 랜드에서 일루미네이션 봐야죠. 참고로 음식물 반입 가능하고 식당은 외부의 Five Guys 가 젤 나은 듯하네요.
8. 쇼핑
사소한 선물용 기념품들은 시떼섬 노트르담 대성당 주변에 상점들, 루브르 박물관 큰길 건너편 상점들에서 비싸지 않게 많이들 파네요. (몽마르트르에도 있지만 늦은 시간 방문해서 자세히 못 봤어요.) 저는 파리와 관련된 미니어처랑 식탁보, 컵, 볼펜 등등 샀어요. 라파예트 백화점 식품관에서 상급 수준의 식음료들 구매 가능하고, 에펠탑 모양의 술병, 일부 버터나 치즈, 올리브 오일들 눈여겨보기만 했는데, 나중에 큰 마트에 가봐도 그런 급의 제품이 없네요. 다행히 공항 면세점에서 비슷한 류의 제품들이 있어 결국 구매했습니다. 면세점 가격이 백화점보다 비싸진 않았어요. 결론은 사고 싶은 것이 있으면 그때그때 바로 사자는 얘기.
참, 숙소에서 밤에 가볍게 저렴이 와인 마실 용도라면, 마트에 흔하게 파는 것 중 [AB] 라는 초록 마크가 있는 오가닉 와인이 대체로 품질의 가성비가 좋네요.
9. 숙소
상대적으로 저렴한 클리쉬 지역의 외곽 숙소로 정해서 시내 투어 다녔는데, 어차피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을 거라서 그렇게 정했고, 잘못된 판단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지금 와서 생각하면 저렴하진 않더라도 숙소 주변이 좀 더 파리의 느낌이 있는 곳으로 정하는 쪽이, 들락날락하는 사이에라도 기분이 더 좋지 않았을까 싶긴 합니다. 중저가 호텔 대안으로는 몽마르트르 언덕 쪽 숙소도 괜찮을 듯하네요. 이쪽 치안이 불안하단 말은 들었지만, 심야 시간에 걸어본 느낌은 사람도 많고 특별히 위험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외 파리 어디에서라도 딱히 위험하단 생각은 별로 안들었어요. 개똥은 좀 있으니 위만 보지 말고 아래도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