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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주영 Jul 31. 2024

일상

동무

주차를 하고 내리는데 "앗 뜨거" 소리가 절로 나게 내리쬐는 한여름의 태양빛은 정말 너무 뜨겁다.


운전 중에도 꽤 뜨거운 날이다 느끼기는 했지만 그늘 없는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내리는데

오늘의 무더위가 실감 났다.

차창을 살짝 열어두고 운전석 쪽은 양산을 펼쳐둘까 하다 차 안을 뒤져 나온 음악회 팸플릿을 펼쳐 임시로 정말 종이 한 장으로라도 뜨거운 햇볕을 조금이나마 막아보려 애를 썼다

여느 때 같으면 카페의 에어컨 바람을 피해 앉거나, 늘 가지고 다니는 긴팔옷을 입을 텐데 오늘은 그냥 반팔에 시원한 곳을 찾아 어서 앉았다.


장마기간이라고 하는데 요 며칠은 한낮 폭염경보가 계속 울리고 있다.

걷기가 일상이어야 하는 나로서는 몹시도 힘든 시기이다

너무 뜨거운 날은 걷는 게 되려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금방 지쳐서 체력이 순간 확 떨어지는 경험을 몇 차례 하고는 위험을 느꼈다

날씨가 더우니 에어컨 빵빵한 곳에 앉아 시원한 음료를 마시며 더위를 식히는 평범함도 쉽지 않을 때가 있다.

차가운 공기에 힘들고 달달하고 시원한 음료를 벌컥벌컥 시원하게 마시면 금방 탈이나기도 한다.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 느낀 아니 생각마저 없던 일상이었는데, 어느 순간 내게는 쉽지 않은 일이 되어버린 것들이 꽤 된다

나이를 먹으면서 자연스레 노화가 되고, 몸의 기능들이 떨어지면서 나타나는 현상들도 있기는 하지만

2년 전 나에게 찾아온 정말 반갑지 않은 평생을 함께해야 하는 동무는 나의 평범한 일상에 적잖은 변화와 제약을 만들었다.

동무라는 표현이 썩 내키지도 마음에 들지도 않지만, 그 어떤 다른 적절한 표현을 하직 찾지 못했다.

누군가는 말하길 '평생 동무삼아 달래고 어르고 함께 가야 합니다'라고 말했던 게 떠올라 그냥 동무라고 했다.


나는 정말 동무하고 싶지 않으니까.......


살다 보면 원하지 않아도 동무삼아 함께 가야 하는 경우들은 더러 있다.

그리고 때로는 너무 자연스럽게 내 삶에 스며들어 동무가 되어가는 일도, 사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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