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아침에 실컷 늦잠 좀 자봤으면 하던 그 시절,
이제는 늦잠을 자도 누구 하나 뭐라는 사람 없고 큰일이 나지도 않는다.
여유롭게 책 보면서 커피 한잔 마실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싶던 시절이 지나 이제 온종일 카페에 앉아 책을 보든 멍을 때리든 커피를 마셔도 되는 날이 왔다.
내 자유를 그렇게도 옭아매던 그 많던 "~ 때문에...." 그것들은 이제 보이지 않는다.
두 자녀의 대학입시가 끝나고 각각 기숙사 생활로 3월이 되니 아침에 눈뜨면 갑자기 아무것도 할릴 없이 멍한 아침을 맞이하게 되었다.
더 자고 싶은 잠을 깨워 분주하게 시작되던
새벽의 일상이 어느 순간 한없이 고요하고 한적한 아침으로 바뀌면서 한없는 자유로움 속에서 난 어느 순간 무기력해짐을 느꼈다.
아이들이 함께할 때와 별반 차이 없는 일상의 시간들이지만 밤이 되고 모두가 귀가해야 할 시간,
여전히 비어있는 집안 곳곳은 가슴 한편이 휑한 공허함과 상실감을 주었다.
누리고 싶던 나만의 시간, 그 자유로움을 만끽하기도 전에 그리움과 쓸쓸함이 먼저 더 크게 다가왔다.
한동안 아침에 눈을 떠도 일어날 이유가 없어 멍하니 천장만 바라보다 오전 시간을 다 보내기도 하고 종일 먹지도 않고 거실 소파에 널브러져 앉아 혼자 떠드는 티브이를 하릴없이 바라보며
하루를 다 보내기도 했다.
그러다 문득 초롱초롱한 눈망울 아직 장난기 가득한 아이들의 사진을 보며 눈물이 흘렀다.
흐르는 눈물에 지금 내가 뭘 하고 있는 거지?
정신이 들었다.
그리고, 그 공허해진 시간들을 채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아침이면 서둘러 산책을 나갔고, 나를 위한 건강한 음식들을 준비했다.
또, 그간 만남을 미뤘던 지인들도 만났다.
가장 최근에는 독서모임에 나가기 시작했다.
처음이라 어떤 시간일까? 긴장도 되고 기대도 되었는데 함께 같은 작품을 읽고
각자의 생각, 느낌을 나누는 일
마음이 들뜨고 새로운 에너지를 주는 시간이었다.
마침내 나는 나에게 주어진 그 시간들을
온전히 나만의 것으로 충만하게 누리고 있다.
오랜만에 찾아온 완전한 나만의 자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