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고대하던 ≪최소한의 교양 과학과 미술≫이 10월 2일 드디어 시중에 출간되었습니다. 표지를 보면 로봇(과학)과 화가(미술)가 파울 클레의 <세네치오>를 색칠하고 있어요. 클레가 살아오면서 가장 행복했던 날의 모습이죠. 지금의 제 심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처음엔 과학과 미술이 연결될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습니다. 마치 블루 오션을 발견한 듯했지요. 과학을 시대순으로 배열하고 이에 맞는 미술 작품을 연결했습니다. 그러자 미술에 미안했습니다. 미술이 장식적이거나 부차적인 것으로 인식될 것이 염려됐지요.
그래서 미술로부터 글이 출발했습니다. 먼저 ‘회화에 관한 기본적인 이해’를 도모코자 했어요. 그리고 자연스럽게 과학으로 넘어갔습니다. 화가도 겹치지 않게, 가급적 알려지지 않은 작품 위주로 골랐습니다. 모두 독자의 지적 확장을 위해 그리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52개 장에 62개 작품을 소개하게 되었습니다. 마음의 부담을 조금 덜었습니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아마 두 분야가 상호 밀접하게 연결된다는 사실이 더 이상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왜 아니겠습니까? 처음부터 모든 것이 경계를 갖고 시작되진 않았을 테니까요. 과학만 해도 그렇습니다. 자연철학, 즉 철학에서 가지 친 것이지요. 미술도 마찬가지입니다. 문자와 다르지 않지요. 따라서 모든 것은 상통(相通)합니다.
사이사이 저의 인문학적 지식이나 가치관을 버무렸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이 책은 저의 자화상이라고도 할 수 있지요. 4도 인쇄를 했고, 본문도 읽기 편하게 디자인했습니다. 그리고 택배비를 무료로 하면서 최저 비용에 맞췄습니다. 제법 여러모로 신경 썼습니다. ㅎㅎ
저는 지금 또 다른 작업 중입니다. 이것도 책으로 나올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금으로서는 어찌 될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작업이 재미있어요. “책으로 나오면 좋고, 안 되면 할 수 없고…”, 이런 마음으로 평정심을 유지합니다. 중요한 점은 이렇게 살다가 죽어도 후회가 없을 듯싶다는 사실이지요.
‘진짜 가을’이 다가왔습니다. 그런데 아침, 저녁 기온 차가 매우 크군요. 감기 조심하시고, 하루하루가 늘 즐거우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하겠습니다. 하루가 켜켜이 쌓이면 그것이 인생 아니겠습니까? 카르페 디엠!
* 교보, 영풍, 예스, 알라딘 등 전문서점 4곳과 북센, 북플러스, 지방 도매 유통 서점 등 일반쇼핑몰 36곳에서 취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