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는 이렇게 퍼져나간다
최근 병원에서 힘든 일을 겪은 뒤로
자꾸 한 장면이 떠오른다.
버스를 탔던 날의 일이다.
그날도 다른 날과 다르지 않은,
그저 평범하게 좋은 날이었다.
평소처럼 버스에 올랐는데,
“어서 오세요.”
낯설 만큼 따뜻한
버스 기사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얼떨결에 “네…” 하고 작게 대답하며
서둘러 기사님 바로 뒤쪽 자리에 앉았다.
기사님은 타는 승객마다
모두에게 인사를 건네고 계셨다.
누군가는 나처럼 수줍게 인사를 받아주었고,
누군가는 호쾌하게 화답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못 들은 척 지나쳐갔다.
그런데도 기사님은 전혀 개의치 않는 듯
타는 사람, 내리는 사람 모두에게
한결같이 정겹게 인사를 건네고 있었다.
내릴 정거장에 도착했고
기사님은 내 뒷모습에도 밝게 인사를 해주셨다.
그런데 나는, 대답을 하지 못했다.
집에 돌아와 한참을 생각했다.
늘 하는 인사인데,
도대체 그 인사가 뭐라고
나는 제대로 답하지 못했을까.
그리고 왜 나는 한 번도
먼저 인사를 해볼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고민 끝에 깨달은 건
‘버스에서는 인사를 하지 않는다’는
내 머릿속의 규칙 같은 것이었다.
익숙하지 않았던 것이다.
어색했던 것이다.
잘 생각해보면,
못할 이유는 전혀 없는데 말이다.
그날 이후 나는
기사님이 내게 건넸던 그 인사를
다른 사람들에게도 건네보기로 했다.
처음엔 입이 굳어서 잘 안 나왔지만
몇 번 반복하다 보니
조금씩 입에 붙기 시작했다.
이제는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는 주민들에게도
내가 먼저 인사를 건넬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지금도 종종 그날의 인사를 떠올린다.
별것 아닌 인사 한마디인데,
생각할 때마다 마음이 이상하게 따뜻해지고
힘든 하루도 조금은 괜찮아지는 기분이 든다.
내가 건네는 인사도
누군가에게 그런 의미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먼저 인사를 건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