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연봉으로 시작한 내가 '영악한 노동자'가 되기로 한 이유
* 이 글에는 뉴질랜드 여행 사진이 함께합니다 :)
20대의 나에게 돈은 삶의 우선순위에서 한참 밀려나 있었다. 비좁은 원룸일지라도 고양이와 함께하는 '나만의 요새'가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했으니까. 화려한 한강뷰 아파트를 쫓는 열망을 이해하지 못했고, 감가상각을 견뎌야 하는 자동차는 불필요한 사치라 여겼다. 치열한 속도전보다는 사랑하는 이들과 나누는 소박하고 평온한 일상, 그 무해한 행복을 지키는 것이 내 삶의 유일한 목적이었다.
하지만 간과한 것이 있었다. 돈은 단순히 물건을 사는 수단이 아니었다. 조직 생활을 하며 뼈저리게 느꼈다. 남을 위해 일하면 하기 싫은 일을 얼마나 많이 해야 하는지, 보기 싫은 사람을 얼마나 자주 마주해야 하는지. 내 시간의 대부분을 싫어하는 것에 쏟아붓는 이유는 결국 돈 때문이다.
경제적 자유는 내가 하기 싫은 일을 거부할 수 있게 해준다. 좋아하는 일을 돈 걱정 없이 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예를 들면 카페를 운영하거나, 좋아하는 글쓰기를 본업으로 삼는 것. 잘하든 못하든 그게 내 유일한 밥줄은 아니니, 예전처럼 절박함에 매몰되지 않고 기꺼이 즐길 수 있게 된다.
첫 이직을 준비하며 냉혹한 현실을 마주했다. 워라밸을 최우선으로 선택했던 첫 직장의 낮은 연봉이 이직 시장에서 나의 '시장 가치'를 결정짓는 기준이 되어버렸다. 취준생 시절엔 몰랐다. 그 숫자가 나라는 사람의 가격표가 된다는 것을. 남들이 대기업과 금융권에 목매던 이유를 4년 차가 되어서야 비로소 깨달았다. 그들은 참 똑똑한 친구들이었다.
비록 시작은 미약했으나 절망하기엔 아직 젊다. 이제 만 29세, 아직 서른도 채 되지 않았다. 지난 4년의 시행착오를 통해 얻은 4가지 원칙을 가슴에 새기며 다음 챕터를 준비한다.
1. 내 첫 번째 고객은 상사다
싫든 좋든 상사의 업무 스타일과 성향을 빠르게 파악하고 만족을 주는 것이 내 가치를 증명하는 가장 빠른 길이다.
2. 고용 시장에서 나의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 최우선이다
부업이나 투자 이전에 본업에서 압도적인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 회사가 나를 놓치기 싫어하는 '핵심 인재'가 되는 것이 결국 나를 위한 가장 확실한 투자다.
3. 근로소득은 시작일 뿐, 투자는 필수다
몸값을 높이는 동시에 그 소득을 기반으로 현명한 투자자가 되어야 한다. 회사에서는 유능한 직원, 개인적으로는 똑똑한 투자자가 되는 것.
4. 실력이 당당함을 만든다
나를 찾는 곳이 많아질 때 비로소 불합리한 대우에 당당히 맞설 수 있다. 내 능력이 곧 내가 떳떳해지는 지름길이다.
회사는 철저히 이윤에 따라 영악하게 움직인다. 나 역시 내 인생의 이윤을 위해 더 영리해지기로 했다. 이제 새로운 곳에서는 이전과 다른 마음가짐으로, 나만의 가치를 증명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