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to 6 뒤에 숨었던 무기력한 나를 깨운 어느 면접 준비의 기록
제목을 적어놓고 보니 거창하다.
최근, 한 기업으로부터 컨택을 받아 특정 포지션에 지원을 하고 면접을 볼 기회를 얻게 되었다.
해당 기업은 깊게 파고드는 면접으로 유명했기에 두루뭉술 듣기 좋은 말 하는 걸로는 어림도 없을 것이 분명했고, 가고 싶은 마음이 큰 회사였기에 15시간 이상을 투자해 면접을 준비했다.
작년만 해도 열 군데 기업의 면접을 보았지만, 1•2차를 통틀어 12번 이상 면접을 본 사람 치고는 나 자신이 아직 면접의 하수라 느껴졌다.
챗지피티에 의존해 서류를 작성하고, 면접 예상 질문과 모범 답안을 뽑아내고 그걸 달달 외우는 식으로 준비를 했다.
하지만 준비를 하는 내 입장에서 봐도 내가 적은 '내 말'이 아니다 보니 입에 붙지도 않았고, 내 입에서 그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지도 않았다.
이번 면접을 준비하면서는 운이 좋게도 준비 기간이 꽤 넉넉하게 주어졌기에 면접을 공부해봐야겠다 싶어 두 권의 책을 읽으며 면접에 대한 관점을 바로잡고자 했다.
그중에서도 김형석 작가의 <면접의 질문들>이라는 책을 접한 것은 크나큰 행운이었다.
이 책을 통해 지금까지 내가 면접에 접근하는 방식이 어떻게 잘못되었음을 여실히 알게 되었다.
더 탄탄한 면접 기본기를 위해서는 임기응변식의 듣기 좋은 대답하기가 아니라 나 자신에 대한 깊은 통찰과 내 커리어, 그리고 나의 가치관에 대한 고찰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
지원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관점의 변화다. '나를 뽑아달라, 내게 기회를 달라'가 아니라, '나는 누구이고, 무엇에 관심이 있고, 어떤 변화를 만들어가고 싶은가'에 대해서 이야기해야 한다.
내 안에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실제로 존재하고, 그것에 대해 평소 깊이 생각해 본 사람이어야 면접이라는 긴장된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고 담담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
'면접을 잘 보는 법'과 같은 노하우에 집중하는 것보다, '나는 어떠한 사람인가, 어떻게 살고 싶은가?'와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 보는 것, 상대방의 질문을 이해하고 자신의 생각을 말하면서 서로 간격을 좁혀가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에 대해 관심을 갖고 계속해서 질문을 던져왔던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면접 과정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조금은 가볍게, 그리고 조금은 더 즐겁게 면접에 임하자. 합격, 불합격에 대한 부담감은 조금 내려놓고 지금 마주하고 있는 상대방에 초점을 맞춘다.
오늘, 이번 주, 이번 달, 특정 경험을 할 때는 날마다 피드백하는 습관을 들이자.
나를 발견하는 게 취업의 지름길이다!
평소에 이타적인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것이면 당당해져도 된다. 이타적인 삶은 보통은 손해를 동반한다. 작은 것에 손해를 보기 시작하면, 큰 것에서 이익을 얻는 경우가 많다. 세상의 성공원리를 무시하지 말고 소탐대실하지 말자.
내가 만나본 수많은 핵심 인재들은 밥 먹으면서 일을 생각한다. 일에 대한 열정과 집요함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이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나에게 맞는 직무, 관심도가 높은 산업군, 가치관과 문화가 맞는 직장에서 커리어를 시작하는 것이다.
아쉬운 것은, 지식근로자라는 개념이 없이 근무라는 개념을 책상에 앉아있는 시간으로만 생각하는 육체근로자의 관점이다.
여러분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위치에서, 정해진 일을 하는 것인가? (AI가 곧 대체해 버릴 그런 일?)
우리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은 일이나 상품과 서비스에 자신의 생각을 녹여내고, 아이디어를 반영해서 시대를 앞서면서도 세상에 없는 멋진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싶은 것이 아닌가?
그것이 의미 있고, 도전하고 싶은 일이며, 즐겁고 재미있게 할 이상적인 직업 아닌가?
퇴근 후에는 낮은 생산성을 극복하기 위한 자기 계발을 해야 한다. 이는 다시 경쟁력으로 연결된다.
결국 진정성 있는 태도로 일과 삶을 영위하고,
또 그것을 수시로 회고하면서 내 경험과 업무를 재해석하고 의미를 발견하고 그것을 토대로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아가는 것.
평소에 그런 연습을 많이 했을 때 면접에서도 빛을 발하게 될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현 직장의 처우에 만족하지 못하는 나는 소위 말하는 '조용한 퇴사'라고 해야 할까,
9 to 6 정해진 시간에 자리에 앉아서 일하고 그 외의 시간은 단 1분도 회사 일을 위해 쓰고 싶지 않다는 마인드로 직장생활을 해왔다.
그렇게 해서 나 자신이 삶의 다른 영역에서 더 즐거움과 의미를 발견한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사실 내가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회사에 대한 애정이 없고 '남의 일' 하듯이 일하는데 어떤 의미를 발견하거나 효능감을 느끼기는 어려웠다.
내가 뭘 하고 있는 건지 스스로도 모를 무의미감에 이유 없이 우울하거나 현타를 느낄 때도 많았다.
그러던 중 읽게 된 면접왕 이형의 책을 읽고 깊이 반성하게 되었고, 스킬업을 위해 내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말에 수긍하여 앞으로의 태도를 변화하리라 다짐하게 되었다.
비록 지금은 내가 만족할 만한 처우를 받지 못하더라도, 이러한 태도가 나를 성장시켜 더 좋은 곳으로 데려다줄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처우 때문에 노력하지 않겠다고 마음먹는 것은 오히려 나를 그곳에서 오랫동안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올가미가 된다.
면접의 결과를 기다리는 일은 늘 지난하고 무한정의 시간처럼 길게 느껴진다. 그런 나에게 <면접의 질문들>의 아래 문장을 전하며 마무리하고 싶다.
면접을 잘 보기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되 그 결과에 대해서는 필요 이상으로 반응할 필요가 없다. 중요한 것은 면접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좀 더 이해하게 되는 경험 그 자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