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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희 시인 Nov 11. 2022

밤-독백 2

잃은 것을 찾은 건지? 잊은 것을 찾은 건지?

2022년 11월 어느 밤-독백

-2022년 11월 11일 금요일 새벽 2시가 넘어서...


오늘 낮에 제주에서 올라온 지인에게 한참 지난 때늦은 생일선물로 립스틱을 받았다. (참고로 나의 생일은 9월, 자꾸 읽으시는 작가님들께서 생일 축하를 건네셔서... 쑥스러움 때문에 밝히는 것임ㅎㅎ)

그것이 그만 계기가 돼서 갑자기 12시가 넘은 시간에 아들이  선물에 대한 생각이 떠올랐다.

밤새 아들이 올해 내 생일 선물로 줬던 립스틱을 포장해서 온 주머니와 카드를 찾느라 시간을 보냈다.


군대 간 큰아들이 생일 아침 일찍 카카오톡 선물로 보내온 립스틱 쿠폰과 편지...

분명 버렸을 리가 없는데... 

아무리 화장대 서랍과 거실 귀중품 장, 안방 내 드레스룸을 찾아도 없다.

그러다가 택배로 물건이 왔던 날, 그날의 기억을 더듬어 본다. 

온통 깜깜하다. 기억은 마치 지우개로 깨끗하게 지워버린 듯하다.

다시 생각을 차분히 해본다. 습관적으로 사진을 찍어두기에 핸드폰 갤러리를 찾는다.

그날 9월 10일 이후 언저리 즈음의 사진들을... 무수히 많은 사진들 중에 아들이 선물로 보낸 립스틱과 포장지 그리고 카드가 찍힌 사진이 있다. 다행이다. 그것을 본 순간 기억이 되살아났다. 도무지 생각나지 않던 기억이 다행히도...


이제껏 아들들이 준 것은 작은 종이에 대충 개발새발 쓴 편지더라도 버리지 않고 박스에 모두 모아두었다.

심지어 작은 아들이 초등학교 1학년 가진 용돈을 털어서 사준 틴트 포장박스까지 버리지 못하고 갖고 있다.


이런 내가 분명 군대 간 나의 보물 1호가 준 선물 포장을 버렸을 턱이 없다. 

아마도 더 소중해서 꽁꽁 숨겨두었을 것이다.  시간 이상을 방을 뒤진 끝에 찾았다.

다행히도 찍어둔 그 사진 덕분에 기억을 더듬어서 드레스룸 옷장 속에 택배 상자채로 꽁꽁 숨겨 그대로 보관해 둔 것을...

결국은 이렇게라도 찾은 게 어딘가?

못 찾았다면 아직도 잠을 잘 수 없었겠지...

갑자기 잃어버린 아들을 찾은 것 같아 너무 다행이다.




추신.

나의 생일날 아침 큰아들에게 받은 카톡 편지를...

(자식 자랑하는 팔불출 같긴 하지만 이 깊은 밤이기에 할 수 있는 충동적 행동 같아서 올립니다.

이웃 작가님들, 부디 재수 없으시더라도 귀엽게 봐주셔용~~~♡)


추신 2.

https://brunch.co.kr/brunchbook/shuvy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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